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오바마, 이민개혁 밀고 나가야

1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텍사스주 엘 파소를 방문해 이민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일부 언론들은 내년 재선을 노린 매우 정치적이고 전략적인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의 연설이 순전히 거짓이거나 사실을 과장했다고 단언할 수 없다. 그의 연설 시점과 장소는 의심의 여지없이 최선의 정치 효과를 위해 계산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민에 관한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는 옳고 공화당을 향한 비판도 정당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미국 이민 정책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세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기 위해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둘째 숙련 이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이민 규제를 완화하며 셋째 1,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합법적 체류권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옳다. 특히 경제적 측면을 고려하면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몇몇 미 경제 분야는 숙련 노동자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 첨단 기술업체들은 자국민들의 기술 부족으로 다른 나라 노동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미 경제 성장률은 주춤하고 세수 기반은 허물어지고 있다. 검은 경제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오늘날 미국 이민 시스템은 잔혹하다. 특히 아무 잘못이 없는 청소년 불법 체류자를 잔혹하게 처벌한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불법체류자의 자녀에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합법 체류 신분을 주는 '드림법안(Dream Act)'을 제안하기도 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더 광범위한 개혁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무위로 그치고 말았다. 민주당은 이민 문제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고 대중은 계속 의혹의 눈길을 보낸다. 유권자들은 실업률을 걱정하고 다수의 사람들은 확실한 증거가 없는데도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뺏어갈 것으로 우려한다. 공화당원들은 불법체류자에 면죄부를 주는 개혁안에 계속해서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그들은 "우선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난 뒤 토론해보자"는 말만 반복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언한대로 국경 보안은 더 강화됐지만 공화당원들은 여전히 꿈쩍도 않는다. 히스패닉 유권자가 미국에서 힘을 얻을수록 공화당의 입지는 좁아진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의 이민 정책이 미국의 발목을 붙잡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분간 이민 정책 대수술에 직접 나서지는 않겠지만 계속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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