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29일] 무성한 감세 논의, 원칙과 소통부터

최근 경기부진이 심화되자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갖가지 감세 논의가 무성하다. 특히 정기국회를 앞둔 한나라당에서는 부동산세 부담 등이 과중하다면서 주택거래 활성화를 겨냥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감세 주장 등이 거세지고 있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이들 세금을 완화하면 부동산 투기만 되살아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밖에도 법인세의 단계적인 하향조정과 소득세 체계 개편, 귀금속 등 개별소비세 폐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도입 등 세제 전분야의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재정을 뒷받침하는 세제개편 논의는 우선 확고한 원칙을 세우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고 부동산시장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부동산 세금 등을 완화하면 겨우 수그러지고 있는 부동산 투기 심리에 다시 불을 지필 우려가 크다. 조세형평성 저하에 따른 조세저항 못지않게 선진국에 비해 낮은 보유세 폐지에 대한 반대도 적지 않은 만큼 왜 종부세를 완화하고 양도세를 줄여야 하는지를 국민들이 먼저 납득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일반적인 감세정책에 뒤따르는 폐해도 보완해야 한다. 직접세 감세로 인한 세수부족과 이에 따른 부담은 저소득층에게 돌아가기 쉽다는 성향도 직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대적으로 조세정책을 바꿔나가려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이 중요한 선결과제다. 세제개편에는 반드시 득을 보는 국민과 손해를 보는 국민이 있게 마련이므로 정부에 믿음이 가지 않으면 반드시 조세저항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먼저 예산낭비가 심한 지자체를 비롯해 공공 부문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 세제는 그동안 정치권에서 필요할 때마다 선심성 감세를 남발한 탓에 줄기와 가지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한 실정이다. 정부와 여당은 어떻게 하는 것이 세수기반을 넓히면서도 국민담세율을 낮출 수 있는지, 어느 세금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감세가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원칙도 없고 국민적 공감대도 얻지 못한 무분별한 논의는 지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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