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증권산업의 표준화

‘표준’은 다수가 이 원칙에 따를 때 편리와 이익을 가져다준다. 산업혁명 이후 공업 분야에서 활발히 추진돼온 표준화는 이제 증권산업을 포함한 금융업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과거 부품과 규격의 통일이 주로 적용됐던 표준의 의미는 현대에 이르러 업무 처리 절차나 방법과 같은 추상적인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인류 최초의 표준은 BC 7,000년께 이집트에서 무게 단위로 사용됐던 원통 모양의 돌로 알려져 있다. 또 역사적으로 권력자가 조세 징수의 편의를 위해 도량형을 통일하는 표준을 제정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처럼 시대마다 표준의 개념과 용도가 달랐으며 근대적 의미의 국제표준이 등장한 것은 다자간 국제 교역이 시작된 19세기 중반 이후부터다. 산업혁명기 이전에는 국제표준의 필요성이 많지 않았다. 초기 농업사회는 재화의 국가간 교역이 적어 표준은 한 국가, 또는 지역 내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지난 46년 국제표준화기구(ISOㆍ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가 공업표준을 국가간에 용이하게 적용하기 위해 25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설립됐다. 현재 ISO에는 150여개 국가가 참가하고 1만5,000여개의 표준이 제정됐으며 매년 1,000여개의 신규 표준이 제정되고 있다. 증권산업 분야의 국제표준은 ISO의 금융서비스기술위원회 산하의 증권ㆍ금융상품분과위원회에서 맡고 있으며 증권 거래에 따른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금융상품 등 분류 코드의 통일과 메시지의 표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재 14개의 국제표준이 제정됐으며 우리나라는 13개를 국내표준으로 도입하고 있다. 최근 증권산업에서는 증권의 국제 거래를 원활히 하기 위해 매매 주문부터 결제 완료 과정까지의 표준화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증권 거래 업무 처리를 가속화하고 결제 주기를 단축함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2000년부터 증권예탁결제원이 증권산업 표준화 업무 간사기관을 담당하면서 우리나라 특유사항을 국제 규격에 반영해왔으며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2004년 증권산업 표준화 국제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다. 컴퓨터에서 윈도 운영체제가 세계적으로 단일표준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표준이 각 산업의 시장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도 산업 분야별 표준화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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