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평소보다 총소리 크게 들려" 주민 60여명 대피

■ 북 대북전단 향해 발포, 긴박했던 연천군

피신후 상황 안정되자 귀가

"적극적으로 삐라 막지않아"… 정부 소극적 대응에 불만

1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주차장에서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고 있다. 북한은 이날 저녁 연천군 삼곶리에서 날린 대북전단에 대해 고사총 사격을 가해왔다. /파주=연합뉴스

북한군 총탄이 떨어진 연천군 민통선 지역 주민들은 한때 민방공대피소로 대피했다가 귀가했으나 여전히 불안해하면서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연천군과 육군·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50분께부터 탈북자이자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인 이민복씨 일행이 연천군 소재 야산에서 풍선 23개에 전단 132만장을 달아 살포하기 시작했다.


이씨 일행이 전단 풍선을 띄우는 가운데 오후3시55분께 연천군 태풍전망대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이 풍선을 향해 13.5㎜ 고사총을 10여 차례 발포했다. 우리 군은 북한에 6차례 경고방송을 한 뒤 기관총 대응사격을 했다.

이후 연천군 중면사무소 옆 민방공대피소에 북한이 사격한 실탄 2발이 떨어진 것이 확인됐다. 인근에 민가가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연천군 중면 횡산리 주민 60여명은 오후5시25분께 '대피하라'는 마을 안내 방송을 듣고 주민 대피소로 피신했다. 오후5시55분께 북한군 전초기지(GP)에서 우리 측 GP 상공을 향해 또다시 소총 사격을 해와 우리 측도 소총 경고사격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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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7시께 상황이 안정되자 마을 주민들은 대피소를 나와 귀가하거나 일부는 대피소에서 약 15m 떨어진 마을회관으로 이동했다. 당시 방송을 듣고 대피한 한 마을 주민은 "평소보다 총소리가 다소 크게 들리기는 했으나 깜짝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산리 전(前) 이장 천병호씨는 "이번 일은 대북전단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 북한이 우리를 노린 건 아닐 것"이라며 "사격이 더 이상 없을 것 같아서 대피소에 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연천군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 이모(56)씨는 "대북전단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막지 않아 불안하다"며 "대북 전단으로 인해 국가 안보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사건이 벌어진 만큼 정부의 자제 요청을 듣지 않고 공개적으로 대북전단을 뿌리는 사람의 경우 처벌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군이 총격을 가한 후 경찰과 군당국은 이씨 일행에게 전단 풍선 날리기 행사의 중단과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후 철원 대마리 소재 야산으로 이동해 추가로 풍선 날리기를 시도하다 경찰이 제지하고 거듭 철수를 요구하자 결국 포기하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총격 사건이 벌어진 직후 연천 지역 부대에 최고 단계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가 오후9시를 기해 해제했다.

그럼에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군사분계선 근처 부대에 화력대기태세를 하달해놓고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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