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감동작전'으로 유치한 세계육상대회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육상 불모지인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바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들을 매료시킨 ‘감동작전’이었다. 특히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기획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해 ‘지방자치단체의 힘’을 과시한 것은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 유치에 뛰어든 국내 타 도시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대구가 육상선수권 유치에 나선 것은 지난 ‘200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U대회) 개최 이후. 당시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IAAF 집행위원들이 대구의 경기장 시설과 경기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육상대회 개최를 권유하면서 유치노력이 시작됐다. 그러나 유치 과정은 험난했다. 가장 큰 난제가 취약한 국내 육상 저변과 열기. 대구는 그러나 육상의 불모지인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최근 유럽육상이 다소 퇴조함에 따라 타 대륙으로 육상저변을 확대하려는 IAAF의 내부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한 것. 육상 저변이 취약한 한국에서 대회를 개최하게 되면 ‘세계육상 붐 조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유치활동 기간 내내 적극 부각시켰다. 시민들의 참여와 열기도 감동작전에 한몫했다. 대구 유치의 최대 변수가 6만6,000석의 주경기장(월드컵축구경기장)을 대회 기간 동안 어떻게 채울 것인가 하는 것. 이 같은 우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서명운동으로 해소됐다. 대구시민과 이웃한 경북도민들이 ‘대회기간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하겠다’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참여자가 8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현지실사에서도 IAAF 실사단은 대구의 우수한 경기시설과 시민들의 유치열기에 감동하며 “대구가 대회 유치에 전혀 손색이 없다”고 극찬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여자 100m 육상 꿈나무인 강다슬(15)양을 데리고 가 대구 유치를 호소한 것도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IAAF 이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대구는 이번에 ‘홀로서기’를 통해 세계적인 대형 스포츠 이벤트 유치에 성공, 그동안 여러 ‘악재’가 많았던 대구에 새로운 도전의식과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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