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메르츠방크가 지난 2003년10월과 지난달말 두 차례에 걸쳐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하면서 거둔 차익은 얼마나 될까.
12일 금융업계와 외환 딜러들에 따르면 외환은행 2대주주였던 코메르츠방크는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통해 1천700억원 정도의 환차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4천6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까지 합할 경우코메르츠방크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 이익은 6천억원을 훨씬 넘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7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한 코메르츠방크의 수익은 불과 2년 만에 외환은행 주식 양도차익만 3조원이 넘는 론스타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코메르츠방크는 지난 7일 원화로 받은 외환은행 지분 매각대금을 롯데쇼핑에 지급하는 대신 롯데쇼핑으로부터 미국 달러화로 7억달러 정도를 받았다.
해외상장으로 받은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해야 하는 롯데쇼핑과 원화를 달러화로바꿔야 하는 코메르츠방크가 블록딜(일괄매매)계약을 통해 맞바꾼 것이다.
자금 교환에 적용된 원.달러 환율은 미화 1달러당 970원으로 코메르츠가 처음투자를 시작한 1998년 7월 말의 1천220원대에 비해 250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환율이 달러당 1천200원대였던 시기에 달러를 매도한 뒤 970원으로 떨어진 후싼값으로 달러를 다시 매입할 경우 그 만큼 환차익이 생기게 된다.
코메르츠방크는 지난 1998년 7월29일 외환은행에 3천500억원을 투자한 이후 2000년 12월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9천948억원을 투자했다.
코메르츠가 외환은행 주식을 매입할 당시 원.달러 환율은 1천166~1천225원 수준이었다.
외환은행으로 유입된 원화 자금들을 유입 당일 환율을 토대로 미화로 환산한 뒤역산한 평균 환율은 약 1천205원이다.
환차익을 달러당 235원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코메르츠방크는 7억달러의 자금교환을 통해 1천650억원 가량의 환차익을 올린 셈이 된다.
코메르츠가 외환은행 지분 1천417억원어치를 매각했던 지난 2003년 10월에는 환율이 1천180원 수준이라 환차익은 30억원 정도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코메르츠가 지난달 말 지분매각 만으로도 장부상 이익이 4천600억원(4억7380만달러)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를 감안하면 전체 차익은 6천억원을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권 일부에서는 장부상 이익 추정치에는 실제 투입 비용과 기회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부정확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매각지분의 비중을 따진 뒤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추산해 두 차례 매각대금에서제하면 순이익은 3천억원 정도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기회비용으로 1999년 10%와 2000~2005년 8% 수준 정도의 시장수익률 만을 적용하더라도 700억원 가량 손실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환차익이 없었다면 7년여간의 투자 후 본전도 찾지 못한 것으로 2년여 만에 주가 양도차익만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론스타와 대조적이다.
앞으로 급격한 환율 변화가 없다면 론스타는 달러당 200원 정도의 막대한 환차익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주가 상승분 만을 단순 계산해 대규모 차익을 봤다는 주장이 있으나 코메르츠의 자본투입 규모와 기간, 시장수익률 등을 감안할 때 오히려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세계가 투자를 기피하던 외환위기 시기에 코메르츠방크가 최초로 국내투자를 결정한 점을 감안하면 `먹튀`성 자본과 같이 취급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