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기댈 언덕 없다' 비관론 점증

지난주 종합주가지수가 940선까지 반등하며 기대감에 부풀었던 주식시장이 다시 920대로 추락하며 방향성을 상실한 모습을 보이고있다. 연이틀 1천억원대의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섰고 내수반등론의 주된 근거였던 소비자기대지수(4월)가 넉 달만에 하락해 수급과 펀더멘털 양 측면에서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여기에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비관적 시황관이 투자심리를 얼어붙이면서 시장의 힘을 빼고 있다. ◆ 외국계의 비관론= 점증하는 비관론의 주된 진원지는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영향을 미치는 외국계 증권사들이다. 지난 3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내수회복과 증시반등 기대감이 근거 없음을 강조했던 도이치증권의 스티브 마빈은 4월 소비자기대지수가 102.2로 4개월만에 하락 반전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한 번 낙관론을 통박했다. 그는 "막연했던 기대감이 실체를 깨닫고 돌아오는 과정"이며 "그나마 점진적 하락이 갑작스런 붕괴보다는 낫다"고 주장했다. 씨티그룹증권은 정부의 정책 관련 리스크가 크다는 관점에서 그간 시장을 이끌어온 주동력인 경기.시장 낙관론을 비판하며 향후 3∼6개월간 지수 전망치로 기준의795선을 유지했다. 씨티그룹증권은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경기부양책은 없는 반면 정부가 서울 주요지역 부동산 세금을 대폭 올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소비가 소득증가율과 자산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회복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릴린치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제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주식과 채권 등 금융시장이 안정된 점을 들어 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면서 풋옵션을 통한 방어적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메릴린치는 "북핵문제가 단기에 끝날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지만 북-미 관계가해결되지 않고 있는 만큼 위험의 증대로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 수급개선도 '반짝' 가능성= 내수 기대감이 조금씩 꺾이면서 시장의 수급도 '반짝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올 초부터 누적 매매가 순매도로 돌아섰던 외국인들은 지난 주말과 주초 2개월여만에 이틀 연속 1천억원대 순매수를 보였지만 다시 전날 순매도로 돌아선데 이어 11일에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주가가 10포인트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그나마 나흘 연속 전기.전자 업종을 사들여 정보기술(IT)경기를 보는 시각이 바뀐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지만 역시 지수 반영도와 투자심리에 대한 영향이 큰 운수장비나 금융주에서는 소극적 움직임을 이어가 시장의 실질적 버팀목이 되기는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기관 역시 이번 주 들어 투신권의 순매수 규모가 300억대에 그치고 있고투자확대 방침을 밝힌 연기금은 500억원대 순매도를 보여 시장의 버팀목이 되지못하고 있다. ◆ 종목별 대응이 상책=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여전히 '하반기 반등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장이 현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기 쉽지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시황전망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이 6일 연속 매수우위인점은 900선 지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위안화 평가 절상 가능성과 북핵리스크 영향 등으로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태이며 돌발 변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기간 조정 국면"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현 시장상황을 '전체적 시장에너지가 부족한 비(非)추세시장'이라고 규정하고 지수 방향성보다는 종목별 접근으로 투자전략을 바꿀 것을 권고했다. 이윤학 연구위원은 "비추세적 시장에서는 지수에 연연하지 말고 상승흐름이 새롭게 형성된 종목이나 충분한 조정으로 가격메리트가 생긴 종목을 중심으로 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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