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희망을 말하다] 김병수 한울로보틱스 사장

"독보적 로봇기술로 세계무대 호령"<br>사우디 연구기관에 250만弗 규모 기술 전수<br>로봇청소기 수출 날개 "내년 매출 100억 목표"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한울로보틱스의 본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너온 2명의 연구원이 한국인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은 사우디 정부의 국립연구기관(KACST)에서 한울로보틱스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건너온 이들이다. 한울로보틱스는 지난 5월 사우디 KACST와 2년간 '보안 및 소방 로봇'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로봇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250만 달러. 국내 로봇업계가 기술로 수익을 낸 첫 사례다. 전례없는 수익모델의 탄생으로 이를 위해 국내에 방문하는 해외연구원을 위한 전용비자가 새로 생길 정도였다. 김병수(48) 사장은 "이제 로봇산업은 시장에서 수익을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며 "한울로보틱스도 그동안 쌓은 독보적인 기술로 세계 시장에 진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울로보틱스의 주수익 모델은 사실 기술판매가 아닌 청소로봇이다. 한울로보틱스는 지난 3월 독일 한스 롬사우어에 로봇청소기 모델 '오토로' 수출계약을 맺으며 해외시장 개척의 본격적인 물꼬를 텄다. 이번 계약은 최소 5,000대, 약 20억원 규모였다. 김 사장은 "현재 독일외에 스위스, 체코 등 유럽 5개국에 추가적으로 수출하는 계약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내년에는 유럽에서 로봇청소 분야에서 약 8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추세로는 지난해 10억원 매출에서 올해 30억원, 내년에는 약 100억원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은 100억원 대 매출을 기대할 정도지만 지난 7~8년간 김 사장의 사업환경은 녹록치 않았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연구원 출신이던 김병수 사장은 지난 98년 한울로보틱스를 창업했지만 당시 로봇산업에 대한 정책적 기대감에 비해 시장은 좀처럼 열리지 않다. 대부분의 로봇업체들은 교육용로봇 등 수많은 시도를 했지만 성공한 케이스는 찾기가 어려웠다. 한울로보틱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창업 후 7~8년은 꼬박 연구개발에만 매달려야 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그 때 개발하고 특허를 내놓았던 기술 덕분에 해외 기술 수출같은 수익모델도 탄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사실 청와대에서 안내로봇으로 활약하고 있는 '티로'역시 한울로보틱스의 제품이다. 김 사장은 "자기 기술없이 협력업체로 외형만 키운다면 결국 사업을 접지도, 계속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비록 늦더라도 확실한 기술을 가지고 천천히 성장하기 위해 개발을 해 나갔던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한울로보틱스의 오토로는 미국에서 국내 대기업의 제품보다 100유로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흡입한 공기를 재활용하는 공압식 시스템이나 앞부분 회전 브러시가 필요없는 구조 등이 머리카락이나 애완동물의 털이 많은 유럽환경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자동차네비게이터 시스템 등을 장착한 330만원 짜리 청소로봇을 출시해 국내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당시 축적된 기술이 해외 시장을 연 셈이다. 김 사장은 이제 시장성을 갖춘 제품을 점차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테러방지용 탱크로봇은 김 사장이 생각하는 또 다른 주력제품이다. 탱크로봇은 빌딩옥상 등 사람이 진입하기 힘든 곳에 투입돼 폭발물을 탐지하고 필요할 경우 원격으로 폭발물을 파괴하는 등의 임무를 지닌다. 실제 한울로보틱스는 지난 2002년 국방부에 군사용로봇 '하누리MTL'모델을 납품한 이력이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점차 첨단화되는 각종 기기에 로봇기술을 적용해나간다는 것이 김 사장의 구상이다. 놀이기구나 산업현장용 테스트 기기 등 지금까지는 로봇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분야가 점차 로봇화된다는 것이다.김 사장은 "지금까지 시장창출에만 몰두했었다면 이제는 이미 형성된 시장 중에 로봇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를 찾아나서야 한다"며 "이 비율을 50:50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운영방안을 내비쳤다. 그러나 매출확대를 위해 조급해하지는 않는다. 김 사장이 원하는 것은 급격한 외형성장보다 브랜드 구축이다. 전 세계에서 인정하는 고급 로봇브랜드로 정착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김 사장은"한울로보틱스는 비록 더디더라도 세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술을 인정받는 고급 브랜드로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10년이면 세계시장에서 자리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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