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5월23일] 캐나다 기마경찰


캐나다 자치정부가 골머리를 앓았다. 걸핏하면 캐나다 원주민(인디언)과 충돌을 일으키는 미국인들 때문이다. 고민하던 캐나다는 미국인 무법자들이 1872년 원주민 23명을 살해한 ‘사이프러스 학살’사건을 일으키자 기마경찰을 창설, 대응에 나섰다. 1873년 5월23일. 자치의회의 ‘북서부 기마경찰(North West Mounted Police)법’ 제정으로 탄생한 NWMP는 309명에 불과했지만 요즘 캐나다 국토의 절반에 해당하는 북서부 지역의 평화와 국토를 지켜냈다. 역사상 가장 작으면서도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경찰조직으로 손꼽힌다. 비결은 공명정대. 원주민과 백인 정착민, 미국인을 차별하지 않았다. 얼마 안 지나 원주민들은 NWMP를 친구로 여겼다. 기마경찰의 붉은 제복은 신뢰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미국 캐스터 장군의 제7기병대를 물리치고 추격에 쫓기던 수족 인디언 추장 ‘시팅 불’까지 캐나다로 들어와 NWMP의 보호를 요청할 정도였다. NWMP의 왕성한 활동은 언제 미국에 편입될지 모르는 미개척 지역이던 캐나다 중부와 태평양 연안지역을 확실한 영토로 끌어들이는 데도 일조했다.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중부의 대도시 캘거리를 비롯한 수많은 도시의 역사도 이들의 막사로부터 시작됐다. 캐나다가 1920년 경찰조직을 통합, 연방경찰을 창설할 때 이름을 ‘캐나다 기마경찰(Royal Canadian Mounted Police)’이라고 정한 것도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NWMP의 이미지를 의식해서다. 참으로 부럽다. 화합의 상징으로 출발해 신뢰의 바탕 위에 공권력의 권위를 인정 받는 캐나다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수업 중인 고교생을 끄집어내 조사하는 한국 경찰에게 좀 배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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