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증시 베어마켓 진입

"연말까지 하락"… 1만선 붕괴론도<br>경기침체·인플레·신용위기 한꺼번에 겹쳐<br>"패닉은 아니다… 하반기 완만상승" 전망도


뉴욕증시의 다우지수 및 스탠더스앤푸어스(S&P)지수가 베어마켓(Bear marketㆍ약세장)에 공식 진입하면서 뉴욕증시 침체가 얼마나 갈지, 또 낙폭은 어디까지 이를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전날 종가에 비해 166.75포인트(1.46%) 하락한 1만1,215.51포인트를 기록해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9일 종가 대비 20.8% 떨어지면서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53.51포인트(2.32%) 급락한 2,251.46포인트를 나타내면서 역시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뉴욕 월가에서는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라며 바닥론을 제기하는 시각이 없지는 않지만 대체로 이번 여름까지는 의미 있는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비관론자들은 국제유가의 고공행진과 달러 약세 지속, 2ㆍ4분기 기업실적 악화, 집값 하락에 따른 경기둔화 등 악재가 더 많다는 점을 들어 올해 말까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비드 전 아틀라스캐피털 회장은 2일 “올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사라지면서 그 누구도 증시 상승론에 대해 자신 있게 근거를 내세우는 사람은 없다”며 월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초의 약세장은 IT 버블 붕괴라는 단편 요인에서 비롯됐지만 지금은 경기침체와 신용위기ㆍ인플레이션이 겹쳤다”며 “다우지수 1만포인트가 깨질 수 있으며 뉴욕증시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존 카터 트레이드더마켓 사장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약세장이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다우지수가 연말에는 1만포인트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증시는 1960년대 이후 9차례의 약세장을 경험했으며 이들의 평균 지속기간은 14개월이었고 주가는 평균 31% 떨어졌다. 고유가발 충격에 경기상황이 악화하자 증시 낙관론을 접는 전문가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봄 뉴욕증시의 바닥론을 제기했던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당시에는 국제유가가 이처럼 오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증시 전망을 수정했다. 그는 “유가 상승은 소비자와 기업에는 세금인상이나 마찬가지여서 소비자는 구매력이 줄고 기업은 채산성이 악화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베어마켓에서 헤어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올해 평균 120달러선만 유지되더라도 S&P 500지수 기업의 순이익을 5% 깎아내릴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2ㆍ4분기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서머랠리는 고사하고 약세장 지속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토비아스 레브코비츠 씨티그룹 수석전략가는 “2ㆍ4분기 기업실적은 상당히 심각할 것이며 하반기에도 크게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 주변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적어도 여름기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가는 S&P 500지수 기업의 2ㆍ4분기 순이익이 11%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 초 전망은 마이너스 3% 수준에 머물렀다. 일각에서는 고유가 수혜주였던 에너지 업종마저 밸류에이션 매력 약화로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증시 상승세를 주도할 업종이 거의 사라진다는 의미다. 물론 낙관적 시나리오를 유지하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자산 1조3,600억달러를 운용하는 메릴린치 산하 블랙록의 로버트 돌 수석투자전략가는 “증시를 압박해온 근원 인플레이션(식품과 에너지 제외) 압력은 앞으로 몇 개월간 감소할 것이며 성장률도 0~2% 수준으로 경기침체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증시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며 하반기 중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뉴욕증시가 수급균형이 완전히 무너지는 ‘패닉’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매력에 따른 추격매수와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두려움을 지수화한 변동성지수(VIX)는 전고점 대비 15%가량 빠졌던 3월에 비해 20%가량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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