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 대북사업 "안개 속으로"

현대아산 5일 김윤규 부회자 해임 결의<br>내달 임시주총 열어 등재이상직도 박탈키로<br>玄회장 장악력 커질듯… 北·金부회장 대응 변수

최근 대북사업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이 완전 결별한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대북사업에서 전면 배제될 것으로 보이며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구도 역시 안갯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5일 오후4시 적선동 현대상선 본사 12층 대회의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 부회장에 대한 부회장직 박탈을 최종 결의한다. 현대아산이사회는 또한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결의하고 김 부회장의 등재이사직 박탈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5일 오후4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임시 주총 소집 및 임원 보직해임건에 대해 결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의 축출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일단 현 회장의 직할체제로 들어갈 전망이다. 그 동안 김 부회장은 지난달 18일 개인비리 문제가 불거져 현대아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한 후 자신의 복권을 주장하며 현 회장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양자 결별은 예정된 수순=현대그룹의 ‘마지막 가신’으로 불리는 김 부회장의 퇴장은 지난달 18일 개인비리로 대표이사직에서 전격 해임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그러나 북한측이 김 부회장의 복권을 주장하며 금강산 관광객 절반 축소 등 대북관광 사업을 파행으로 내몰면서 갈등이 극대화됐다. 현 회장은 이에 대해 “비리경영인에 대한 인사조치가 잘못됐다고 한다면 이 시점에서 비굴한 이익보다는 정직한 양심을 택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그룹 주변에서는 한때 김 부회장 복권을 위한 정부와 북한측의 압력이 고조되면서 양자간의 화해 움직임도 제기됐지만 최근 김 부회장의 개인비리 사실이 구체적으로 언론에 공개되면서 끝내 결별수순을 밟게 됐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부회장이 자신의 개인비리 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조건부 대북사업 지원 등의 조건을 내걸어 현 회장을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 파국을 맞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측 태도가 변수=김 부회장의 ‘퇴출’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다시 안갯속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북측은 김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박탈시에도 금강산 관광객 절반 축소, 개성관광 협상 중단 등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특히 북측은 롯데관광 등에 개성관광 사업권 등을 제안하는 등 이중플레이 조짐도 보이고 있어 현대그룹의 대북 관광사업은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외국에 체류 중인 김 부회장의 구체적인 대응 여부도 변수로 남아 있다. 김 부회장이 대북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인 만큼 이번 조치에 순순히 따를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그룹 내부적으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현 회장을 공식 창구로 인정한 만큼 향후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김 부회장의 완전 퇴출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에 대한 현 회장의 장악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전략가’로 알려진 김 부회장과의 기싸움에서 승리를 이끈 최용묵 경영전략본부 사장 겸 현대엘리베이터 사장과 노치용 전무 등 실세그룹으로 현 회장의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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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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