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새로운 프랜차이즈 영웅을 기다리며

한국판 레이 크록과 하워드 슐츠는 요원한가. ‘맥도널드’와 ‘스타벅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두 브랜드는 전세계에 걸쳐 각각 3만여개와 7,000여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고 지금도 하루에 몇 개씩 새로 오픈하고 있다. 이 두 브랜드를 키운 사람은 레이 크록(지난 84년 작고)과 하워드 슐츠다. 딕과 모리스 맥도널드 형제가 1940년에 캘리포니아 산버더디노에서 창업한 맥도널드는 특색 없는 평범한 드라이브인 레스토랑에 불과했다. 밀크셰이크를 만드는 멀티믹서를 팔던 레이 크록은 서부의 한 레스토랑에서 8개의 멀티믹서를 한꺼번에 구입하는 것을 보고 매장을 직접 방문했다. 그는 맥도날드의 사업성을 한눈에 간파하고 프랜차이즈 권리를 270만달러에 사들였다. 크록은 모든 시스템을 표준화해 맥도날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냈다. 복사기와 주방기기를 파는 영업사원이던 하워드 슐츠는 29세 때 시애틀의 한 소매상에서 커피 관련 용품 주문이 쇄도하는 것을 보고 직접 시애틀로 날아갔다. 82년 그가 마케팅 총괄책임자로 합류했을 때 스타벅스의 매장은 4곳에 불과했다. 슐츠는 스타벅스를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닌 분위기와 테이크아웃 문화를 파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우리나라에도 어느 정도 이 같은 부류에 속하는 이들이 있다. 대기업 부장직을 박차고 나와 10년 만에 1,900여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BBQ’의 윤홍근 회장이나 5평 남짓한 허름한 보쌈집을 국내 최고의 외식 프랜차이즈로 키워낸 ‘놀부’ 김순진 사장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시장의 흐름을 한발 앞서 읽어내는 안목과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레이 크록과 하워드 슐츠가 한눈에 맥도날드와 스타벅스의 가능성을 발견했듯이 말이다. 최근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다녀왔다.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지만 가능성이 엿보이는 아이템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타 업체의 아이템을 베끼거나 차별성이 부족한 아이템이 대부분이었다. 창조적인 기업가 정신보다 한탕주의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만연해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도 경영 철학과 기업가 정신으로 똘똘 뭉친 새로운 ‘프랜차이즈 영웅’의 출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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