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기관 위기관리」워크숍/영란은 펠란 수석매니저 주제발표 요약

◎은행 「위험통제 독립기구」 도입을한국금융연구원은 25일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금융기관 위기관리의 신기업」을 주제로 국제워크숍을 개최했다. 26일까지 열릴 이번 국제워크숍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피터 펠란 수석매니저를 비롯, 국내외 금융학자와 실무전문가들이 금융기관 위험관리기법인 Value At Risk(VAR) 이용전반에 대한 주제발표에 나섰다. 「VAR와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및 규제의 변화」에 관한 피터 펠란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영란은 모델 수용 최근 영란은행의 은행감독권이 신설 금융감독당국으로 이관된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신설 금융감독국은 은행, 보험, 증권, 투자자문사 등에 대한 감독·규제권을 갖지만, 감독형태는 기존의 영란은행 방식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란은행은 은행 운영에 어떤 위험이 있으며, 은행이 어떻게 위험을 관리하고 있는가에 감독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은행업 본질에 맞도록 경영상태와 위험관리의 효율성을 보장한다는 감독방향하에 은행이 지켜야 할 표준규정 범위를 가능한한 최소화하는데 주력해 왔다. 이 자리에선 최근 국제적 은행감독에 대한 대처 행태와 전통적 접근방식을 부적절하게 만들고 있는 금융시장의 변화, 위험관리수단으로서의 VAR 모형 이용 현황 등을 살펴보고, 영란은행이 채택한 방법을 통해 향후 전개될 몇가지 사항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10년전 국제결제은행(BIS)은 은행의 손실 발생에 대비, 은행이 필요한 최소한의 자본적정성을 갖추도록 국제적 기준을 수립하기 위한 바젤협정을 체결, 은행이 지켜야 할 최소자본규모를 위험가중치를 부여한 자산의 8%로 규정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각 금융기관의 내재위험과 이에 부합하는 적절 자본비율은 BIS 표준비율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바젤위원회의 BIS 비율제도에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8%라는 자본비율이 특정 분석을 통해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점 ▲자산별 위험가중치가 경험에 의한 것이 아닌 단순 체계라는 점 ▲장부상 위험에 중점을 둠으로써 부외거래에 대한 위험은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점 ▲거래를 통해 위험도를 줄여나가는 은행의 능력을 감안치 않는 점 등이다. 이에 유럽 국가들은 표준화된 규칙을 적용하기보다는 위험에 대한 판단에 근거한 감독을 강조하는 영란은행의 접근방식과 함께 은행의 독자적 위험모델에 근거를 둔 감독정책을 채택하고 있으며, 바젤위원회도 이러한 경향을 따르고 있다. VAR 모델 도입은 이런 추세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위험도가 높을 수록 많은 자본을 요구하는 위험관리체계를 모색하고, 특정 영업행위로 인한 손해를 흡수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자본을 보유케함으로써 효율성을 도모하는 것이다. 즉 VAR 모델 사용 목적은 일정 신뢰수준에서 주어진 기간 발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의 최대 손실기대치를 계산하는 것이다. ○금융산업 리스크 측정 VAR 모형 도입은 두가지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도의 기법을 이용하여 금융산업 위험을 측정한다는 점과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채택한 위험측정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는 감독·규제기관이 개별 금융기관의 상황에 대해 민감하게, 금융시장 변화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게 한다. 은행들이 VAR 모형에 의존해갈수록 각 은행은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규제에서 탈피, 신축적인 조정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영란은행은 EU(유럽연합)협정에 따라 은행 자체의 VAR 모형 사용을 승인했으며, 바젤위원회도 이 방식을 상당부분 수용하고 있다. 한편 영란은행은 VAR 모형 이용에 있어 경영, 특히 상위 경영진의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 조직이 처한 위험에 대한 고위 경영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은행들이 심각한 어려움에 당면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위험관리는 은행 최고경영진의 지지와 이해하에 반드시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은행은 적당한 시기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독립적인 위험통제기구를 갖춰야 하며, 이 위험통제기능은 일상적인 은행 경영과 통합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다음으로 이사회와 고위경영진은 위험통제과정에 적극 참여, 위험통제를 영업의 필수요소로 간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위경영진은 위험통제기구가 작성한 일일보고서를 충분히 검토, 은행의 총체적 위험과 함께 개별거래자의 포지션을 통제할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VAR 모형화 발전으로 위험예측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금융시스템이 안전해진다 해도 감독기구의 역할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감독당국은 현재의 접근방법을 유지하는 가운데, 유연하고 효율적인 금융체계 보장을 위해 금융시장에 새롭게 나타나는 추세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VAR= 특정 포지션이나 포트폴리오, 또는 기업에 대한 잠재적 손실을 의미한다. 즉 VAR가 제시하는 손실은 소득 및 가격 변동에 따른 총가치 변동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향후 2주간 VAR는 95% 유의수준에서 5천만달러」라는 VAR 문안은 「포트폴리오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의 모든 가능성이 있다고 가정할 때 향후 2주간 발생하는 손실이 5천만달러를 넘을 확률은 5%」임을 의미한다.<정리=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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