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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필요한 갑상샘암 수술 너무 많다"

지난 20년간 15배로 증가한 국내 갑상샘암 발병률이 조기 검진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안형식 고려대 의대 교수와 김현정 충북대 의학연구정보센터 교수 등 국내 연구진은 13년간 국가 암 등록 통계와 통계청 자료를 비교 분석해 조기 검진 비율이 높을수록 갑상샘암 발병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6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국내에서 갑상샘암 진단이 보편화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조기 검진 비율과 갑상샘암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양쪽 모두 15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갑상샘암이 점점 더 많이 발견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률은 줄어들지 않았다. 만약 암 조기 검진이 생명을 구하고 있었다면, 사망률은 줄어들었어야 한다. 암이 더 많이 발견되고 치료되는데도 사망률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간 발견되고 치료된 암 상당수가 실은 위험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느린 속도로 성장하거나 아예 성장하지 않는 암 조직이라 치료가 필요 없었던 암을 찾아내 공격적으로 진료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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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형식 교수는 “초음파 기기의 발전으로 작은 암까지 발견할 수 있게 되면서 발병률이 높아졌다는 견해가 있지만, 이번 연구로 갑상샘암 발병률이 증가한 이유는 조기 검진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분석 기간 중 사망률은 거의 변동이 없는 만큼 그간 갑상샘암은 과잉 진료를 해온 셈”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연구 결과를 인용해 갑상샘암의 과잉진료 문제를 6일 크게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한 학자의 표현을 인용해 한국은 ‘갑상샘암의 쓰나미’를 겪고 있다면서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에서도 갑상샘암 발병률이 2배 이상 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암예방과 과장 바네트 S. 크레이머 박사는 한국의 교훈에 귀를 기울이자면서. “‘암 조기 발견은 언제나 유익하다’는 건 오래된 통념이지만 ‘모든 검진은 유익하고 모든 진단은 일찍 내려지는 것이 유익하다’는 직관에 따른 행동이 때로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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