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친환경 수소경제시대가 온다] <2> 수소 생산, 공급시스템 연구개발 이슈

3대 제조기술 확보 불구 저장·배송 아직 한계<br>화석연료 등 사용해 수소 생산<br>발전 단가 비싸고 온실가스 배출<br>저장매체 기술도 초보수준 그쳐<br>2015년 상용화는 머나먼 길

초기 수소경제에서 수소 연료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천연가스를 원료로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궁극적 지향점은 태양광·풍력·원자력 등 초저탄소에너지를 활용한 물전기분해 공정이다.



[친환경 수소경제시대가 온다] 수소 생산, 공급시스템 연구개발 이슈 3대 제조기술 확보 불구 저장·배송 아직 한계화석연료 등 사용해 수소 생산발전 단가 비싸고 온실가스 배출저장매체 기술도 초보수준 그쳐2015년 상용화는 머나먼 길 양철승기자 csyang@sed.co.kr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초기 수소경제에서 수소 연료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천연가스를 원료로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궁극적 지향점은 태양광·풍력·원자력 등 초저탄소에너지를 활용한 물전기분해 공정이다. 친환경 수소에너지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은 지대하다. 하지만 수소는 에너지로서 지닌 무한한 가능성만큼 불확실성 또한 적지 않다. 오는 2015년께 수소연료전지차의 상용화를 기점으로 수소경제 진입이 예고돼 있지만 아직도 수소의 제조ㆍ저장ㆍ배송에 있어 기술적ㆍ경제적 상용성을 갖춘 확고한 선도기술이 존재하지 않고 있는 것. 수소경제가 시기상조이며 어쩌면 허상일수도 있다는 일부 회의론자들의 주장도 바로 여기서 기인한다. 수년 뒤 우리 눈앞에 나타날 수소경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천연가스와 물=연료로서 수소의 강점 중 하나는 제조법의 다양성에 있다. 천연가스 증기개질(SMR), 나프타 분해, 석탄가스화, 바이오매스 가스화, 물 전기분해, 광화학 분해, 열화학 분해 등의 공정으로 생산이 가능하다. 이 덕분에 유한한 천연자원에 의존했던 화석연료와 달리 수소경제 시대에서는 에너지 자원의 빈익빈 부익부가 사라지게 된다. 문제는 현재 이들 중 어떤 기술도 친환경에너지ㆍ무한에너지라는 수소 본연의 가치를 충족시키면서 확고한 상용성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3대 수소제조기술로 꼽히는 SMR, 물 전기분해, 그리고 원자력 열화학 공정은 각각 친환경성ㆍ경제성ㆍ기술력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내 최대 산업용 수소 제조업체인 덕양에너젠의 이치윤 사장은 "SMR는 현존하는 가장 저렴한 수소 생산방식이지만 화석연료를 사용, 제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게 한계"라고 설명했다. 물 전기분해 또한 기술 개발은 완료된 반면 값비싼 전기료 때문에 화석연료 수준의 가격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천연가스나 석탄을 태운 화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이용하면 친환경성도 떨어진다. 홍성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료전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태양광ㆍ풍력 등 자연에너지로 전기를 얻어 물을 전기분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다만 지금은 태양광ㆍ풍력발전조차 발전차액 지원제도가 시행되고 있을 정도로 발전 단가가 비싸 수소제조에 적용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 공정의 경우 4세대 원자로인 초고온가스로(VHTR)의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으로 VHTR 1기당 연간 6만톤에 달하는 대량 수소생산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이후에야 실증로 건설이 예정돼 있을 만큼 전세계적으로 연구개발(R&D)이 초기단계다. ◇액체와 기체의 패권 다툼=이런 이유로 수소에너지 전문가들은 당분간 천연가스 SMR 공정이 수소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본다. 미 에너지국(DOE) 역시 SMR 방식이 이미 휘발유 1갤런과 동일한 에너지를 내는 1gge의 수소 연료를 3달러에 생산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2020년에 이르러도 SMR의 수소 생산 비중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화석연료로 수소를 만든다면 수소경제는 결국 화석연료시대의 연장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김종원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ㆍ저장ㆍ이용기술개발사업단장은 이것이 과도기적 조치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단장은 "화석연료의 가격적 혜택을 누릴 수 있을 때 고갈에 대비한 대체에너지 기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초기의 다소 기형적 수소생산시스템은 수소에너지 기술발전과 조기 상용화를 위한 차선책"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또 "DOE의 수소 목표가격은 1㎏당 2~4달러"라며 "2020~2030년께 이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수소 제조와 마찬가지로 저장과 배송기술에서는 기체와 액체가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생산된 수소를 가압(加壓)해 고압기체로 저장ㆍ배송할지, 액화시킨 뒤 초저온 액체 상태로 취급할지가 관건이다. 지난 2008년 문일 연세대 박사팀은 액체 방식이 국내 실정에 부합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기체의 우위를 점친다. 홍 책임연구원은 "저장ㆍ배송 효율은 액체가 좋더라도 액화공정에 상당한 에너지 투입이 요구되고 저장과정에서 연료 손실률이 높다"며 "저장용기 가격도 액체가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 또한 "비용적 문제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연간 8,300만N㎥의 산업용 수소는 전량 기체로 저장ㆍ배송된다"고 전했다. ◇저장 압력 700bar=이외에 금속수소화물·탄소나노튜브 등 안전성과 효율을 개선한 새로운 수소저장매체 개발이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다. 같은 맥락에서 수소저장용기의 최대 수요처가 될 수소연료전지차에도 고압기체 저장용기의 채용이 확실시된다. 현대ㆍ기아자동차, GM,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8개사가 참여해 수소연료전지차를 실증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십(CaFCP)의 실무책임자 캐서린 던우디는 "지금껏 개발된 수소차 모델의 절대다수가 고압 기체수소 저장탱크를 탑재하고 있다"며 "액체 연료 방식은 세계에서 BMW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단지 기체저장에 있어서는 저장압력이 R&D의 핫 이슈다. 던우디는 "대다수 수소차 실증모델에 충전압력 350bar 용기가 장착돼 있는데 상용모델은 이의 두 배인 700bar 고압저장이 필수적"이라며 "수소는 부피 기준 에너지 밀도가 휘발유의 3분의1에 불과해 700bar가 돼야 1회 연료충전으로 현 휘발유자동차 수준의 주행거리를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정도 압력을 견디기 위해 차량용 수소용기는 금속 혹은 비금속 용기(라이너) 전체를 탄소섬유나 유리섬유 복합재료로 실타래처럼 휘감은 복합용기가 쓰인다. 현재 금속 라이너를 쓰는 타입-3와 비금속 라이너의 타입-4 용기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전자는 안전성, 후자는 경량성과 가격에서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타입-4의 안전성이 강화되면서 타입-3가 잡고 있던 관련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타입-4 700bar 복합용기를 개발한 전북 완주 소재 일진컴포지트의 지용찬 사장은 "유명 타입-3 복합용기 제조업체인 캐나다 다이나텍의 제품과 비교해 가격이 70% 이상 저렴하다"며 "올해 말 국제인증을 획득하면 내년에 현대차가 생산할 200여대의 수소연료전지차에 당사 700bar 용기를 납품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공동기획=서울경제신문ㆍ한국과학창의재단 [친환경 수소경제시대가 온다] 기획연재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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