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교역둔화와 성장률 전망치 하락 등의 대외 여건 악화 속에서도 그나마 선전했던 ICT 분야까지 실적이 추락해 하반기 수출 전선 전망은 한층 더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ICT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9% 감소한 13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5.8% 증가한 75억7,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61억4,000만달러 흑자였다. 특히 수출은 4월 2.8% 감소한 뒤 5월과 6월 각각 2.0%와 0.2%로 증가세로 돌아선 뒤 3개월 만에 다시 추락했다.
품목별 수출을 보면 반도체는 6.2% 증가했지만, 디스플레이 패널(-15.1%)·휴대폰(-16.0%)·컴퓨터 및 주변기기(-13.2%)·디지털TV(-25.4%)의 실적이 저조했다. 반도체는 D램 단가하락과 낸드플래시의 SSD 형태 수출 전환으로 감소했고, 디스플레이 패널은 해외생산 확대와 중소형 패널 단가 하락이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파악됐다. 휴대폰은 애플과 샤오미 등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다 해외 생산 마저 늘었다.
지역별 수출은 중국과 아세안 등은 각각 4.4%와 25.8% 증가했지만, 유럽연합(EU)의 경우 현지 경기 부진과 유로화 약세로 인해 무려 27.9%나 실적이 떨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은 단가 하락과 해외 생산확대로 실적이 저조했고, 휴대폰과 컴퓨터는 글로벌 경쟁 심화와 주변기기 수출 감소가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ICT 무역수지는 반도체와 휴대폰 등의 주력품목의 영향으로 61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달 전체 무역수지 흑자액인 77억6,000만달러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