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위키드 패션'의 교훈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의 홈구장인 셰이스타디움은 한인 의류기업 ‘위키드패션’의 전광판과 대형 광고물, 로고 등으로 넘실거렸다. 이날은 미국 힙합패션의 선두 브랜드인 ‘사우스폴’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위키드패션이 뉴욕 메츠와 스폰서 계약을 맺는 날이었으며 김대원 사장은 수만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셰이스타디움에서 시구를 했다. 한인 중소기업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미국 소비자를 겨냥해 야구ㆍ카레이싱ㆍ축구ㆍ골프 등의 분야에서 스폰서 계약을 맺는 경우는 많지만 중소기업이 메이저리그를 대상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위키드패션은 경기장 전광판과 1ㆍ3루 더그아웃 쪽에 사우스폴 광고를 실었으며 이날 행사에서 300여명의 직원들은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에게 사우스폴과 뉴욕 메츠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1만2,000장의 티셔츠를 선물했다. 뉴욕 메츠 팬들은 글로벌 기업 광고판이 즐비하게 늘어선 경기장에 사우스폴 광고판과 로고가 나타난 것에 놀란 눈치였으며 사우스폴이 한국 기업의 브랜드라는 것을 알고 또 한번 놀라는 모습이었다. 위키드패션이 미국 의류업계의 기린아로 등장해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땀과 노력의 소산이다. 인천에서 태어나 77년 미국으로 이민 온 김 사장은 야채가계 점원에서 시작해 땀으로 얼룩진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중국산 저가제품의 범람으로 미국 의류기업들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지만 위키드패션은 메이시스ㆍJC페니 등 대형 백화점을 공략해 지난해 3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4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계획할 정도로 탄탄 대로를 달리고 있다. 남들은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위키드패션은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기업 전문가들은 위키드패션의 성공요인에 대해 ▦미국시장 공략용 자체 브랜드 개발 ▦중국제품에 맞선 가격 차별화 ▦스폰서 계약 등 공격적인 마케팅 ▦관리자가 아닌 솔선수범형 최고경영자(CEO) ▦디자이너 영입 등 과감한 연구개발 ▦직원에 대한 복지혜택 등을 꼽는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화’를 외치며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치밀하고 세밀한 전략과 전술을 수립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무(無)에서 시작해 미국 힙합패션 업계를 장악한 위키드패션의 성공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일이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