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주식워런트증권(ELW) 매매 관련 수사에 나선 데에는 ELW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캘퍼(Scalperㆍ초단기매매자)들이 시세 조정을 통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23일 증권업계의 ELW 핵심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백번씩 매매를 하는 스캘퍼들이 시세 조종 등의 불공정 거래를 통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기획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캘퍼란 컴퓨터를 활용한 시스템 트레이딩을 통해 하루에 100번 이상의 매매를 하거나 100억원 이상의 거래를 한 계좌를 말하는 것으로 현재 ELW시장을 비롯한 파생상품시장에서 스캘퍼들이 차지하는 거래 비중은 90%에 이른다. 현물 시장에서 이들 계좌가 차지하는 거래비중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파생상품시장에서 스캘퍼들의 영향력은 압도적인 수준이다.
특히 검찰은 이 스캘퍼들이 유동성공급자(LP)의 공급 의무가 소멸돼 조작이 쉬운 ELW를 집중 매집해 허위로 시세 상승을 유도한 다음 보유 ELW를 매도, 부당 이득을 취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ELW 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5,100억원의 손실을 입은 반면 스캘퍼들은 1,043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또한 검찰은 일부 증권사들이 스캘퍼 유치를 위해 보다 속도가 빠른 전용 프로세스 등을 지원해 부당 거래에 협조를 했는 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가 ELW 시장 건전화 방안 발표시 스캘퍼들들에 대한 증권사들의 부당 지원에 대해 경고하면서 증권사 자체적으로 컴플라이언스 강화에 나서 실제 불법 행위 적발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도 지난해 10월 이전 내역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