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넘치는 현금을 투자 보다는 주주들을 위한 배당 및 자사주매입에 쏟아 붓고 있다.
29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기업들은 올 들어 배당 및 자사주매입을 위해 총 5,000억달러(약 500조원)를 사용했다.
이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미국인 한 사람 당 1,700달러씩 돌아간 셈이다. 또 올 들어 S&P 500 기업 중 275개 기업이 배당을 늘렸으며 배당을 줄인 기업은 8개에 불과했다.
이처럼 미국 기업들의 배당 및 자사주매입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실적호전으로 현금이 넘쳐 나기 때문이다. 금융업을 제외한 S&P 500 기업들의 보유 현금은 총 6,310억달러로 전체 시가총액의 7%에 달하는데 이는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또 뮤추얼펀드ㆍ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률 높이기 위해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추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배당 및 자사주매입 증가가 주주에게 이득이 되는 반면 기업들의 미래 성장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로드아벳펀드의 밀튼 애즈라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풍부한 현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면서 “기업들이 혁신을 포기한다면 많은 문제들을 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