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銀 매각논란…국민-하나 경쟁 과열 우려

과열.혼탁 양상..금융계 "매각작전 말려든다" 경계

외환은행 인수를 놓고 유력경쟁자인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비난전을 펼치는 등 과열.혼탁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양측은 인수추진 사항에 대한 비밀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의 비밀유지약정서(CA)를 매각주간사인 씨티그룹에 제출한 이후에도 언론과 여론주도층에 자사의 장점과경쟁자의 약점을 정리한 문건을 배포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또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까지 나서 상대 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살을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인수추진 관련 문건에서 "하나금융은 추가출자 여력이 없어 대규모 외국자본 조달이 불가피하며 주가장부가치비율(PBR)이 외환은행보다 낮아인수때는 기존 주주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를 자신들의 피인수를 피하기 위한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어 가격과 경영권, 수익보장 등에 있어 협상에 열위에 서게 돼 궁극적으로 국부의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뒤질세라 하나금융지주도 인수관련 문건을 통해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인수하면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이 39.1%에 달해 고객 비용부담 증가와 금융시스템안정성 저해 등 독과점 폐해가 우려된다"고 공세를 가했다. 이어 "'국민은행은 규모는 1위이지만 1인당 여신 및 예수금 등 생산성 측면은물론 수익성, 건전성 및 BIS 비율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리딩뱅크는 스스로 주장한다고 붙여지는 게 아니라 질적, 양적 역량에 대한 시장에 평가에 의해부여받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나금융은 또 "국내 최대 점포망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1천103개 지점이전국에 분포돼 있어 점포 및 고객 등 외환은행의 영업기반과 상당부분 중복돼 인수할 경우 점포 및 인원정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최고경영자들간의 신경전에서도 불꽃이 튀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난 9일 지난해 실적 발표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외환은행을 인수해 개도국에서 돈을 벌어오겠다"며 "그런 능력을 가진 은행은 국민은행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10일 윤교중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국가에서 만들어준 틀 내에서 영업을 하던 은행(국민은행)과 시장을 확대해온 은행(하나금융) 가운데 어디가 더 낫겠느냐"고 반문하고 "어느 나라에서도 한 은행에 시장점유율 30% 이상을 허용해주는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인수전 참여시점을 놓고도 비난과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이 지난 6일 전격적으로 CA를 제출하고 인수전에 참여하자 하나금융에서는 주변상황이 론스타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데 국민은행이 성급하게 인수전에 참여, 협상력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즈음 금융계 일각에서는 "하나금융 경영진이 국민은행측에 인수전 참여를 연기하자고 제의했으나 국민은행이 이를 거절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16일 국민은행 김기홍 수석부행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하나금융과 국민은행이 미룬다고 해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나금융으로부터 인수전 참여를 연기하자는) 공식.비공식 제의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외환은행 인수전이 이처럼 과열.혼탁 양상을 빚자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과당경쟁은 인수하고 나서 후유증이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했으며 금융권 일각에서는 "과당경쟁으로 론스타의 매각작업에 끌려 다닐수 있다"고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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