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함=비거리용, 부드러움=스핀용?<br>소프트해 컨트롤 더 잘되고비거리 향상 제품 속속 출시
볼도 클럽과 마찬가지로 과학과 기술의 자양분을 섭취하면서 끊임 없는 진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의 ‘단단한 볼=비거리용’, ‘부드러운 볼=스핀용’이라는 등식이 깨지고 부드러워 컨트롤이 더 잘 되면서도 비거리는 더 뛰어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볼의 종류를 나누는 전통적인 방법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경도에 따른 분류였다. 볼의 단단한 정도는 볼의 성능을 결정짓는 중대한 요소가 됐다.
볼의 경도는 볼에 일정 크기의 힘을 가했을 때 볼이 얼마나 압축되는가 하는 컴프레션(압축왜곡률)으로 표현하는데 100, 80 등의 숫자로 표시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단단한 볼이다.
단단한 볼은 반발계수가 높아 일반적으로 더 멀리 날아간다. 대신 임팩트 충격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그립과 클럽페이스가 미세하게 흔들리면서 컨트롤에 약점이 있었다. 반대로 부드러운 볼은 페이스에 달라붙는 시간이 길어 스핀과 방향 컨트롤 성능이 딱딱한 볼보다 낫지만 초기 속도가 떨어져 샷 거리 손해는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소재와 기술의 발달은 딱딱한 볼과 부드러운 볼의 장점만을 결합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비거리와 컨트롤, 부드러움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코어(중심핵)를 고무실로 감아 만든 와운드(wound) 또는 피스(piece) 구조에서 3~4겹의 다중층(multi-layer) 형태로의 변화가 거리와 방향성의 두 토끼 사냥의 가능성을 열었다.
2코어 2커버, 3코어 1커버, 1코어 2커버 등으로 구조를 다양화 함으로써 최적의 거리와 부드러운 타구 감각을 얻어내는 것이다. 여기에다 커버에 부드러운 소재를 채택해 스핀 양까지 증대시켰다. 최대 단점은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것.
던롭 스릭슨의 Z-URS, 브리지스톤의 투어스테이지 X-01s, 캘러웨이의 HX-투어 56, 나이키골프의 원(one) 골드, 타이틀리스트의 뉴 프로V1x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편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부드러운 볼이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신의 스윙 스타일이나 컨디션, 기후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신에게 맞는다는 느낌이 오는 볼로 직접 플레이를 해본 뒤 선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