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집트 다시 격랑속으로

'민주화시위 유혈 진압' 무바라크 무죄 반발 대규모 시위

지난 2011년 초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시위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기소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이로 형사법원은 이날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전 내무장관 등 고위관계자 5명의 2011년 초 시위대 유혈 진압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으며 무바라크와 그의 측근이 이스라엘에 천연가스 수출하는 과정에서 연루된 부패 혐의에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러한 법원의 선고는 2011년 시위 도중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850여명이 숨진 사태에 대해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민주화 시위로 2011년 4월 구속된 무바라크에게는 2012년 6월 1심 재판에서 시위 참가자들의 사망을 막지 못한 혐의로 종신형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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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사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미 무바라크에게 우호적인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해 7월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 축출을 주도한 압둘팟타흐 시시 현 대통령이 무바라크처럼 군 출신이며 이집트 법원은 지난해 시민혁명 도중 시위대 살해 혐의로 기소된 약 170명의 경찰관과 치안 담당자 대부분에게도 증거부족 또는 정당방위 차원에서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무죄 판결은 경찰이 불복해 다시 항소할 가능성이 있어 최종 판결은 아니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카이로의 '민주화 성지'로 불리는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청년층을 주축으로 한 시위대 2,000여명이 집결해 반정부시위를 벌였다. 군경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와 충돌하면서 시위 참가자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아랍의 봄 당시 나왔던 '우리는 정권 퇴진을 원한다'는 구호가 다시 등장했다.

무바라크는 재판 결과가 당연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재판이 끝난 직후 이집트 엘발라드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전혀 잘못한 게 없다"며 "2012년 1심에서 선고(종신형)를 들었을 때 어이가 없어 웃어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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