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울포럼 2011] "연구단계서 상업화 고려를"

SESSION II : 융합과 혁신을 위한 산학연 협력 <br>■ 기조강연 1: 김용민 포스텍 총장 <br>과학자들 기술중심 사고서 벗어나야


기초과학 발전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상업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대학과 연구소에서 개발된 과학기술의 95% 이상은 상업화 과정에서 자금난, 경제성 부족 등 때문에 이른바 '죽음의 계곡(The death valley)'을 넘지 못하고 사장되고 만다. 과학계와 산업계의 오랜 숙제인 이 괴리에 대한 세계적인 석학들의 해답은 뭘까. 이번 '서울포럼 2011'의 두 번째 섹션인 '융합과 혁신을 위한 산학연 협력'에 기조연설 강연자로 참석한 김용민 포스텍 총장은 보다 실용적인 과학연구의 필요성을, 모르데카이 셰브스 바이츠만연구소 부총장은 높은 수준의 과학연구 필요성을 역설했다. 평생을 융합과 산학연 협력에 몸담아온 정점의 두 과학자가 던진 각기 다른 화두 속으로 들어가보자. "대학에서 파고드는 95~98%의 기초연구가 산업계로 넘어가기 전 죽음의 계곡에서 사장돼버립니다. 연구진이 기술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상품화 단계를 염두에 둘 때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연구가 될 수 있습니다." 김용민 포스텍(POSTECH)총장은 28일 '과학기술 연구 결과의 상업화:생명공학 사례'라는 주제로 진행된 서울포럼 '세션2'의 첫 번째 기조강연에서 학계의 연구개발 성과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자들이 기술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상업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아무리 훌륭한 연구성과라도 실용화 단계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는 "학계와 산업계 사이의 갭은 더욱 깊어지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기술개발에 큰 딜레마를 야기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정은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이와 관련해 "과학자는 과연 이 연구가 어떤 문제를 풀 수 있는지, 성공했을 때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1~2%에 불과한 상업화 가능성을 5~7%까지만 올린다면 과학기술자들이 '국가와 인류에 대한 공헌'을 했다는 보람을 느낄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그러나 과학기술자들이 연구 대상에 순수한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연구를 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함께 기조강연에 나선 모르데카이 셰브스 바이츠만연구소 부총장과 뜻을 같이한 부분이다. 김 총장은 지난 1980년대 미국에서 초음파기기를 연구할 당시 수많은 인쇄회로기판(PCB)들이 내장된 기기 구조에 의심을 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해 성공을 거둔 과거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는 "중요한 것은 현상이나 시스템을 볼 때 '왜?' 라는 물음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라며 "이 같은 물음과 호기심에서 창의성과 혁신이 나온다"고 혁신 기법을 소개했다. 그는 "경험이 있는 이들이 '노(NO)'라고 말한다면 90%는 그 사람이 맞을 것"이라며 "다만 나머지 10%에 집중한다면 당신은 혁신가ㆍ개척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아울러 기초연구가 실제 산업화된 제품으로 출시되기까지는 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과거보다 줄었지만 상업화는 여전히 정부나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 걸린다"며 "인내와 끈기를 갖고 정확하게 투자하고 이공계 젊은이를 길러냈을 때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경우 연구진이 상품화 단계까지 한번에 이루려고 한다"며 "한번에 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으며 포기하지 않고 여러 번 점검하며 시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 학계와 산업계에 서로의 작동방식과 이해관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주문했다. 학계의 경우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두고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는 반면 산업계는 짧은 시간 내 성과를 이뤄나가야 하는 특성을 상호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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