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간조직 개선가능"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간 조직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간 조직을 개선할 수 있다.
미국 마이애미의대 유진 쉬프 교수팀은 국제간학회에서 "장기간 라미부딘(상품명 제픽스, 공급원 글락소스미스클라인ㆍ709-4440,4158)를 복용하면 B형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간 조직의 손상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을 소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진 쉬프 교수에 따르면 간경변증이 있는 B형간염 환자들에게 2년 이상 라미부딘을 투여한 결과 64%(22명중 14명)가 증상이 개선됐으며 간 섬유화(Fibrosis)로 악화된 환자의 경우 51%(51명중 26명)가 증상이 개선됐거나 섬유화가 진행되지 않았다.
유진 쉬프 교수는 "일반적으로 간 조직 섬유화와 간경변증은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질환이 진행을 막는데 한계가 있어 많은 환자들이 간이식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B형 간염을 라미부딘으로 치료하면 간 이식을 하지 않고도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라미부딘이 어린이들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가 관심을 끌고 있다. 벨기에 브리셀에서 열린 유럽간학회에서 에티엔 소칼(벨기에 루뱅가톨릭의대 교수) 박사는 "2~17세 만성 B형간염 환자 286명에게 제픽스를 복용시킨 결과 1년 후 23%에서 항체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페론은 모자(母子) 감염률이 높은 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 환자들은 효능이 떨어지는데 비해 라미부딘은 그렇지 않다"면서 "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ㆍ북미지역 환자들 사이에도 우수한 약효를 발휘한다는 임상결과는 이를 반증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궁금증 1문1답
간경변 환자라면 추위가 오기 전에 반드시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다른 간염 바이러스가 들어가면 훨씬 더 위험하기 때문.
미국의 경우 만성 C형간염 환자는 A형 간염백신을 꼭 맞도록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임상시험에 직접 참여했던 한혜원(미국 제퍼슨의대 교수) 박사로부터 라미부딘의 효과와 주의점을 알아봤다.
-1차 의료기관에서도 라미부딘으로 만성 B형간염 환자를 치료해도 되는가.
▲문제없다.
-복용 시 부작용은 무엇인가.
▲거의 없다. 다만 매일 복용하더라도 정해진 시간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 C형 간염에 대한 효과는.
▲효과가 없다.
-말기 간경변 환자가 간이식을 위해 기다리고 있거나 이식 후에도 복용해야 하나.
▲이식 전부터 투여하는 병원도 있고 이식 후에 투여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식을 기다리는 도중에 라미부딘을 투여, 간경변이 치료돼 이식을 받지 않은 환자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항바이러스제를 복합 투여하면 효과가 더 좋아지나.
▲복합 투여하면 내성도 없어지고 더 빠른 시간에 치료를 할 수 있다.
-간경변 환자의 경우 투약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경변 환자면서 DNA나 e항원이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인터페론을 사용해 반응이 있었는데 재발해 다시 치료를 받을 경우 라미부딘을 사용하는 것과 인터페론을 사용하는 것을 비교한 자료는 있나.
▲그러한 자료는 없다. 내 개인적으로는 인터페론으로 재발한 환자에게 다시 같은 약을 투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급성 B형간염에도 효과가 있나.
▲많이 논의 되었는데 사용하는 의사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의사도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엔 사용한다. 그러나 정말로 급성인 환자는 자연경과로 치료가 되기 때문에 그냥 둬도 된다.
-라미부딘 복용 시 주의사항은.
▲라미부딘 성분은 모두 신장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반드시 신장기능을 검사하고 복용해야 한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약물의 용량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식사에 대해서는 특별한 주의사항이 없다. 그러나 철분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내에 철분함량이 많으면 간암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암세포가 생길 때 DNA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가 철분에 의해 활성화 되기 때문에 간염 환자에게는 철분 함유량이 높은 음식은 권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생리를 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박상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