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이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현행 기준금리인 1%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CB는 지난해 10월 이후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25%포인트 내려 지난 5월부터 1%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1999년 창설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CB는 그동안 지속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한 만큼 당분간 경기 상황을 관망한 뒤 통화정책의 방향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ECB의 양적완화정책이 인플레이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한 것도 이번 동결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국가들은 여전히 최악의 경기침체 상황에 처해 있으나 이날 소매판매가 5개월 만에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는 등 최근 경기회복의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유로존의 경기부양을 위해 미국ㆍ영국 등과 같이 ‘양적완화정책’을 도입하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600억유로(105조원) 규모의 유로화 표시 채권을 매입하고 은행들에 최장 12개월까지 무제한으로 자금을 방출하겠다고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금리 동결조치는 한 달 전과는 사뭇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BOE도 현행 기준금리인 0.5%를 유지하기로 했다. 5%였던 BOE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6차례 인하돼 3월부터 0.5%를 지속하고 있다. BOE는 지난달 500억파운드를 투입하는 양적완화정책을 통해 금융 부문의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기침체가 일단락되면서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에 보다 주목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