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무역 1조달러 시대를 넘어] 中企 "글로벌기업 손잡고 세계로"

반도체·車부품·통신 등<br>GM·캐터필러등과 협력<br>수출 물량 확보 잇달아


국내 중소 자동차부품업체인 영화테크는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1차 등록업체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향후 5년간 2억달러어치의 엔진룸 정크션박스를 GM에 납품하게 됐다. 앞서 국내 자동차 4개사에 정크션박스를 공급하던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GM으로부터 5년간 3,000만달러 상당의 정크션박스 수주를 따내며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지난해 매출 150억원 규모의 국내 중소기업이 세계적 자동차업체인 GM의 당당한 파트너가 된 것이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위기감을 느낀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모델이 '오픈 이노베이션'과 '글로벌 소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한국 강소기업에 기회의 문이 활짝 열리고 있는 것. 국내 기업들의 기술수준이 글로벌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높아진 점이 이를 가능케 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글로벌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 사례는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단연 두드러진다. KOTRA는 '글로벌파트너링' 사업을 통해 미국 GM과 국내 자동차부품 중소기업들과의 상담을 주선, 태정기공 등이 5년간 총 6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도왔다. 또 크라이슬러ㆍ도요타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폭스바겐ㆍ벤츠 등 자동차 본가인 독일 자동차업체에도 국내 기업들의 부품 공급길이 열렸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이 활발하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국내 업체인 유디웍스와 DVR용 시스템보드를 공동 개발해 연간 1,000만달러어치를 구매하기로 했다. 또 글로벌 기업인 알카텔루슨트와 국내 ○사도 무선통신과 유선통신 장비를 함께 만들어 내년부터 매년 3,000만달러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인 미국 캐터필러 역시 국내 중소기업들로부터 건설중장비 부품을 6,000억원어치 이상 조달할 계획이다. 이외에 국내 중소기업과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은 정밀기계부품ㆍ의료기기ㆍ방위산업ㆍ에너지 분야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 1조달러를 넘어 2조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시급히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을 늘리고 글로벌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원청ㆍ하청 구조가 떠받쳐왔으나 이런 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수출을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직접 진출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이 단순히 수출을 늘리는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선진기술과 노하우, 마케팅 기법 등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글로벌 기업과 거래를 시작하는 것이 처음에는 막막하고 불가능해보였지만 일단 거래가 성사된 후에는 안정적인 공급물량을 확보하고 선진 기술과 마케팅 기법을 배울 수 있었다"며 "다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거나 국내 대기업과의 협상력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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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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