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5월 21일] 국토부의 친절한(?) 단속

국토해양부의 친절한(?) 부동산 투기 단속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토부는 20일 오전 인천 송도ㆍ청라 등 최근 과열양상을 보이는 분양시장에 현장점검반을 투입해 실태조사를 벌이겠다는 예정에 없던 자료를 내놓았다. 최근 송도에서 분양한 ‘더?僿球幟芯괌?아파트의 최고 경쟁률이 285대1에 달하는 등 수도권 일부 분양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분양권 불법 전매와 같은 투기 행위를 차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 국토부가 내놓은 점검계획을 보면 현장점검반은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이 주축이 된 3개조로 나눠지고 점검 지역은 송도ㆍ청라 외에도 경기 의왕, 서울 신당 등이 추가됐다. 특히 20~22일까지 3일간 점검반이 급습할 예정이라며 일정까지도 친절하게 명시했다. 그러면서도 국토부는 언론의 추측 보도가 계속돼 점검 계획을 어쩔 수 없이 내놓은 것뿐이며 이번에는 말 그래도 현장 실태 파악을 위한 ‘점검’일 뿐 강제적인 ‘단속’은 사실상 힘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단속’이 됐든 ‘점검’이 됐든 어느 것이든 간에 국토부의 이번 투기 방지 노력은 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워 보인다. 투기 단속이라면 국세청과 경찰이 함께 가지 않는 한 강제력이 없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국토부의 주장대로 현장 점검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일정과 장소가 다 노출된 상태에서 현장 기습이라는 말이 무언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수도권 분양시장에 돈이 몰리는 낌새는 이미 2~3달 전부터 감지돼 왔다. 중대형은 1년, 중소형은 3년으로 전매가 금지된 송도ㆍ청라에서는 분양권 불법 전매를 위한 ‘떴다방’이 출몰했다는 소식도 한달 전부터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현장점검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나 점검 계획이 언론에 노출됐다고 자세한 일정과 장소까지 밝히는 것은 몇번을 곱씹어 봐도 아마추어거나 전시 행정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현장기습은 비밀유지가 생명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거짓말은 할 수 없지 않냐”며 반문했지만 그래도 입을 닫아야 한다. 떴다방과 같은 투기조장 세력은 게릴라처럼 출몰하는 만큼 점검반이나 단속반도 이에 맞게 움직여야 효과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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