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문화관광 산업 살리자

일전에 대기업 ‘삼성’의 회장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4~6년 뒤에는 혼란스런 상황이 올 것이다”는 말을 하고 며칠 후 대한상의 회장이 “후발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과 창조로 산업 체제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말을 했다. 한국의 경제가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반도체ㆍ조선ㆍ자동차ㆍ통신기기 등 주력산업의 미래마저 불투명하다고 한다. 이 같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우리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국무회의’를 통해서라도 과학 교육과 연구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감행할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임을 우선 제안하고 싶다. 공업ㆍ기술이 중요하기는 하나 ‘인문학’의 위기를 논하는 요즘 이 분야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제는 그 공업ㆍ기술만으로 승부를 걸 시대가 아님을 역설하고 싶다. 우리는 가능한 한 외화의 낭비를 자제하고 문화관광산업을 일으키는 등의 노력으로 외화 획득에도 전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류’가 진정한 대중문화의 물결을 대변하지는 못해도 그나마 적잖이 ‘국가 브랜드’ 이미지 개선의 효과를 거두고 있으나 지난 2004년에 한국 문화산업의 수출액은 그 수입액의 절반쯤에 불과했으며 방송ㆍ영화ㆍ게임 등의 대중문화 수출액은 일본의 대중문화 수출액에 비해 기껏 36분의1 정도에 불과했다고 한다. ‘문화’란 무엇인가. ‘도덕이 빛나서 밝은 것’이 ‘문(文)’이며 ‘가르쳐지고 깨우쳐져서 착한 백성, 또는 좋은 세상으로 변화하는 것’이 ‘화(化)’이다. 그러므로 ‘문화’는 ‘백성이 착한 백성으로 바뀌고 풍속이나 문물제도가 모두 도덕이 빛나는 밝은 모습으로 변한 상태나 그 정도’를 의미한다. ‘관광’이란 무엇인가. ‘그 나라의 빛남을 살펴본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명산대천(名山大川)이나 고적을 유람하고 유형ㆍ무형의 문화유산을 외면적으로 살펴보는 것만이 관광의 주된 목적이 아니다. 따라서 단순히 강산의 수려함과 유적지의 아름다움을 그 의미도 잘 모르고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외국인에게 보여주려 할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과 한국인을 대하고 도덕적 전통과 문물의 자취를 살펴본 후 마침내 ‘도의지국(道義之國)’ 또는 ‘예의지국(禮義之國)’임을 보다 잘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문화관광’산업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걸맞은 문화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준비에 부족하다. 도로나 유적지 곳곳의 안내 간판도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며 관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설명이 부족하다. 그리고 외국인이 한국에 오기 전 한두번의 클릭으로 주어진 기간 내에 가장 의미 있고 효율성 있는 여행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표준화된 문화 정보의 ‘역사문화지도’를 개발하지 못했다. 또한 한국인을 만나고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도덕과 예절 교육에 소홀했으며 근래의 교육제도가 그것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교육은 결국 문화인을 길러내기 위한 것임을 명심해 관계 부처들이 머리를 맞대고서 협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웃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게도 잘 보존된 옛날의 훌륭한 국가교육기관 ‘성균관(成均館)’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 외국인이 논개와 춘향의 사당을 볼 때 한국의 의리 있는 여인상을 통해 ‘의열(義烈)’의 나라임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설명이 필요하고 충무공ㆍ안중근 의사의 사당을 찾아서는 ‘충의(忠義)’의 나라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전통적으로 익히고 실천해온 나라임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설명이 필요하다. 수만명의 외국인이 태권도의 본 고장인 한국에서 태권도의 정신을 견학하고 수련함으로써 자기 나라에 돌아가 자긍심을 지닐 수 있도록 하는 연수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판소리와 같은 우리 고유의 예술문화를 보고 듣는 데서 우리 전통문화의 독특하고도 고상한 정신을 터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다각도의 노력으로 외국인들이 문화국인 한국, 문화인인 우리나라 사람들을 접하고 예찬할 수 있도록 해 우리 문화관광산업이 밝은 미래를 열어나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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