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저금리 시대 경제 패러다임 바뀐다] "세금이라도 줄이자" 절세상품에 뭉칫돈

브라질국채·즉시연금<br>판매액 2~5배 껑충


최근 저금리 기조 확산으로 투자수익을 올리기 힘들어지자 세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투자자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세법개정안'으로 지금까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았던 금융 상품의 종류와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절세 상품을 향해 뭉칫돈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최근 투자자의 절세에 대한 절실함은 브라질 국채와 즉시연금 등 절세 상품을 향한 시중자금 이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1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8월 말 기준 브라질 국채 누적판매액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6,55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나 늘어난 것이고 두 달 전에 비해서도 2,000억원 넘게 불어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의 브라질 국채 누적판매액 역시 8월 말 기준 9,081억원으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역시 지난해 말(7,073억원)보다 2,00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브라질 국채는 한국∙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상품이다. 처음 국채를 살 때 토빈세 6%만 붙을 뿐 환차익에 대한 세금도 없다. 그만큼 세테크에 유리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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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년부터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즉시연금에도 투자자의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동양증권은 5월 이전까지만 해도 즉시연금 판매액이 월 평균 5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정부의 세제개편안 내용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7월에는 154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있었던 지난달에는 272억원으로 급증했다. 5월에 비해 무려 5배 이상이나 수직 상승한 것이다. 특히 세제개편안 발표가 있었던 직후인 8월10일 하루 동안에만 67억원의 뭉칫돈이 쏟아져 들어와 절세 상품에 대한 관심을 실감할 수 있게 했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일시에 납입하고 매월 연금 형태로 일정 금액을 받는 형태의 상품으로 10년 계약을 유지하면 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주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인 고액자산가에게 대표 절세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하되고 즉시연금보험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사라져 '절세 막차'를 타려는 고액자산가가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윤상설 미래에셋증권 WM센터원 부장은 "저성장ㆍ저금리 기조에 주식 시장도 박스권에 갇혀 있다 보니 고객의 목표 수익률과 자산관리 마인드도 많이 달라졌다"며 "은행금리가 5%대일 때 최대 10% 이상의 수익에 욕심을 내던 투자자도 은행금리 3%대인 현재는 5%의 수익만 내도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목표수익이 많이 낮아진데다 정부 정책이 세금을 추가로 걷는 쪽으로 이동하면서 '수익이 낮아도 절세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이 같은 트렌드는 브라질 국채와 즉시연금, 장기채를 통한 분리과세 등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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