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하강 가속도 붙나" 우려

■ 3월 신규취업 쇼크<br>건설등 경기에 민감한 분야 일자리 더 줄어<br>기업들도 임시·일용직 해고 갈수록 늘려<br>경기부양 위한 추경등 정부 조치 빨라질듯



고용사정의 악화 수준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쇼크 수준이다. 경기 선행적인 측면을 보이는 고용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경기가 급랭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팽배하다. 더구나 높게 뛴 물가는 잡힐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가계의 주된 수입원인 고용마저 악화돼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침체는 더 나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재정투입을 통해 내수를 살리려는 정부의 경기부양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고용정책 전반의 수정도 예상된다. ◇일자리 축소, 수치 이상으로 심각=지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경기에 민감한 분야의 취업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도소매ㆍ음식숙박업의 경우 지난해 3월에 비해 취업자는 0.8%가 줄었다. 건설업도 -1.9%로 지난달의 -0.7%에 비해 감소폭이 커졌다. 신규 일자리가 그나마 18만명 늘어난 것도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업에서의 증가가 컸기 때문이다. 이들 분야의 증가율은 4.3%로 32만명이나 늘었다. 그러나 이중 10만명은 경기상황과는 무관한 보건ㆍ사회복지 분야다. 또 보건ㆍ사회복지 분야에서 늘어난 10만명 중 상당수가 사회적 서비스 일자리가 차지하고 있다. 경기상황에 따른 일자리 축소가 수치 이상으로 심각할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단기 근로자도 크게 줄었다. 임시근로자의 감소율 3.2%(16만5,000명)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2월(10.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용근로자 취업자 증감률도 -1.8%를 기록해 전월의 -1.9%에 이어 부진을 이어갔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자 사업주가 임시ㆍ일용직을 먼저 줄이는 방식을 택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 7월부터 비정규직보호법이 확대 적용될 경우 이 같은 추세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침체ㆍ경기하강’ 악순환되나=정부는 고용급감 원인을 소비ㆍ투자 등 내수 둔화와 유가 급등, 교역조건 악화가 심해지면서 기업들의 보수적인 인력운영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기가 둔화될 것에 대비해 기업이 신규채용은 자제하는 대신 임시ㆍ일용직을 해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임시근로자와 일용직근로자가 각각 16만5,000명(3.2%), 3만9,000명(1.8%) 줄었다는 것도 경기상황 악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대체로 경기상황이 나빠지게 되면 상용직보다는 임시ㆍ일용직 근로자가 우선적으로 (해고의) 타깃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기침체를 우려해 나타난 고용악화가 또다시 경기급랭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그 점”이라면서 “정부로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확실한 시그널을 줘야 할 시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자리 증가세가 부진할 경우에는 소득에 바로 영향을 주고 이는 내수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다만 고용동향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3월 고용동향은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신호라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산업활동 동향은 그렇게 나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악화는 지난해에 비정규직 보호 조치 등에 따른 현상일 수도 있는 만큼 좀 더 분석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발걸음 빨라질 듯=3월 고용지표가 경기급랭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조치도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성장률을 올리는 정공법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추경예산을 편성해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재정을 적극 투입하는 방법으로 경기를 끌어올리고 고용유발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의 규제를 완화해 고용사정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달 말에 발표될 서비스수지 적자 개선대책에는 의료ㆍ관광ㆍ레저ㆍ교육 등 서비스산업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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