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기업 「주력업종 전문화」 나섰다

◎확실한 수익보장 노려 전문업체 이미지 강화/펩시코­코카콜라와 경쟁·경영적자 탈피 3사 매각/힐튼­세계 최대 호텔·카지노그룹 위해 ITT인수「전문기업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라」. 최근 미기업계에 M&A(인수·합병)열풍 못지 않게 주력업종을 전문화시키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세계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큰 덩치가 오히려 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확실한 수익성이 보장되는 주력업종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기업분할(스핀오프), 자산 부분매각, 사업철수 등 조직을 슬림화하는 동시에 전문분야를 집중 육성시켜 전문업체의 이미지를 강하게 내세우려는 것이다. 전문기업화의 선두주자는 힐튼과 펩시코사. 양사는 기업의 수평적인 확대보다 전문화를 선택했다. 전문업체의 이미지를 투자자들에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미펩시코사는 최근 세계음료시장에서 영원한 호적수 코카콜라의 경쟁에 뒤쳐지고 있는데다 지난4·4분기에는 미국시장을 제외한 해외시장에서 4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95년동기의 3백만달러에 불과하던 적자가 1년새 10배 늘어났다. 주당순이익(EPS)은 11센트가 하락해 24달러로 내려앉았고 주가도 폭락세를 나타냈다. 펩시코는 결국 주력상품인 펩시콜라에 주력하기 위해 극약처방을 내렸다. 코카콜라에 비해 사업분야가 다양한 펩시코는 레스토랑사업부를 1백10억달러에 분할키로(스핀오프) 결정했다. 펩시콜라를 살리기 위해 피자 헛,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 타코 벨등을 매각하는 고육책을 쓰기로 한 것이다. 이 3사들은 지난 95년 펩시코사의 연수입 3백4억달러의 34%에 달하는 1백15억달러의 수입을 기록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력 사업부문에 집중을 해야만 하는 실정인 것이다. 조직의 슬림화와 유연성 극대화가 기업생존의 필수조건인 셈. 힐튼은 세계 최대의 호텔­카지노 운영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달에 쉐라톤 호텔체인 보유기업인 ITT를 주당 55달러, 부채포함 총 1백5억달러에 인수하는 제안을 내놓아 월가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힐튼은 이미 발리 카지노를 30억달러에 인수한 경험이 있다. 세계최대의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마케팅과 세계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인 것이다. 사실 이전까지는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유명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적극적으로 활용, 여러업종에 진출해 복합기업을 이루는 것이 정석이었다. 브랜드의 후광효과(한 상품의 호의적인 이미지가 다른 상품을 평가하는 데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최대한 얻어내려는 것이다. 기업규모를 늘리고 업종을 다각화해 그룹내 한 업종에 불황이 닥쳐도 다른 업종에서 나온 수익으로 운영해가는「포트폴리오(분산투자)」효과도 얻기위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경제의 세계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해외로 적극진출해 전문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추세로 자리잡았다. 투자자들도 과거 유명 전문경영인의 명성을 쫓아 투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유망한 분야를 찾아다니며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기위해 기업들은 업종전문화를 모색했다. 확실한 장기를 주 무기로 내서워 강력한 이미지를 얻고 있는 것이다.<최인철>

관련기사



최인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