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파이브 코스 러브, 5色 사랑 이야기… "한바탕 웃어봐"


"미국에서 시작해 이탈리아, 독일, 멕시코로 배경을 연속적으로 바꾸는 이 공연의 최고는 단연 미국 장면이다." 2004년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five course love)'가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초연했을 때 나온 뉴욕타임스 리뷰다. 지난 2월 충무아트홀에서 개막한 한국형 '파이브 코스 러브'는 원작과는 차이가 있었다. 인종주의, 성적 가학성, 남성우월주의 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원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순화했다. 5가지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꾸민 이 작품에서 한국 관객들은 이탈리아, 멕시코 장면에서 열광했다. 공연은 미국의 한 텍사스바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순진한 시골 청년과 속물근성을 지닌 도시숙녀가 오해 때문에 벌어지는 소동은 야단스럽지만 깊은 인상을 주기엔 부족했다. 무대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88년 이탈리아로 바뀐다. 넘버원을 꿈꾸는 마피아 지노는 보스의 아내를 연인으로 만든 뒤 보스와 결투를 신청한다. 말끔하게 생긴 배우 이율이 끈적끈적한 마피아로 변신해 느끼한 연기를 펼치자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씹고 있던 오이를 객석으로 뱉어내는 도발적 행위에도 관객들은 불쾌해 하지 않았다. 숨가쁘게 흐르는 무대는 1944년 독일로 다시 바뀐다. 동성애과 성적 가학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원작을 가장 많이 각색한 부분이다. 적절한 수위를 유지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음악을 패러디한 멕시코 장면은 천방지축 아가씨 로살린다와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나이 기예르모,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일편단심 에르네스또의 구애소동을 그렸다. 과장된 몸짓과 터무니 없는 웃음 코드는 다시 한 번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미국 동부의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차분히 마무리된 공연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었다. 3명의 배우는 각각 5번의 완벽한 변신을 보여줬다. 다만, 일부 장면에서 비트가 강한 음악에 묻혀 가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4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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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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