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십자각] 삼성자동차 유감

崔性範정경부차장갑: 『만약에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스피드광이 아니고 스스로 자동차조립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동차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 을: 『그러면 지금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거야. 모르긴 몰라도 삼성이 굳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지는 않았을 걸. 만약에 李회장이 컴퓨터광이었다면 지금 삼성그룹은 컴퓨터나 통신분야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생겨』 갑: 『시작은 그렇다고 치고 삼성자동차는 왜 그렇게 부실이 된거야. 삼성이 하는 거잖아』 을: 『애시당초 경제성이 안됐어. 자동차산업의 경우 경제규모가 연산 30만대라고 하는데 삼성공장은 5만대라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가 없었어. 특히 부산 신호공단내에 부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 게 결정적인 타격이었지. 부지가격이 평당 70만원인데 이 지역의 지반이 단단하지 않아 파일을 박는데에만 100만원이 추가로 들어가 부지조성비용이 평당 180만원이 됐다고 해. 애당초 수지를 맞출 수가 없었던 셈이지. 게다가 첫차가 나오는 시점이 IMF위기 직후라서 재수도 없었던 셈이야』 갑: 『삼성이 그걸 알면서도 부산에 공장을 둔 이유는 뭐야』 을: 『그게 바로 정치논리에 의해 변질된 결과야. 6공시절부터 자동차사업진출을 추진해온 삼성은 원래 대구 성서공단을 부지로 생각했었어. 상용차공장이 있는 곳이지. 그러나 알다시피 YS정권시절 삼성은 자동차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장부지를 부산으로 바꿔야 했어. 부산에 공장을 건립하는 대신 정부의 허가를 얻어내는 일종의 바터를 한 셈이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발하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둔 셈이야』 갑: 『그런데 자동차사업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건가』 을: 『이점도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야. 물론 자동차사업은 정부의 인허가 사항이 아니야. 정확하게 말하자면 기술도입신고로 산업자원부 담당과장의 전결사항이야. 이걸 청와대까지 개입했으니 삼성측도 할말이 많을 거야. 말이 안되는 얘기지. 돈도 엄청나게 들어가게 되고 신차출고시기도 늦어졌으니. 정치논리가 개입한 부작용이지』 갑: 『삼성의 무리수에 정치논리가 겹쳐 부실이 쌓인 것은 그렇다고 치자구. 그런데 삼성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면서. 이럴 바에 애당초 빅딜은 왜 한 거야』 을: 『글쎄 말이야. 이제 와서 보면 괜히 빅딜로 요란스럽기만 했지 아무런 성과가 없으니 말이야. 시간만 끈 셈이지. 차라리 그냥 내버려뒀으면 삼성그룹이 알아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처리했을 거 아냐. 빅딜은 시작할 때부터 시장경제원리에도 맞지 않고 경제적효과도 없을 것이란 지적이 많았어. 결국 첫단추를 잘못 끼운 결과로 일만 망친 셈이지. 시장경제원리를 어긴 정책의 한계라고 봐야지. 그런데 이번에도 제대로 될 것 같지는 않아. 채권단의 부담으로 「선가동」하는 방안을 정할 바엔 애시당초 삼성차문제를 건드리지 말았어야지. 삼성도 돈을 내면서 욕만 먹는 꼴이 됐어』. SB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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