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개인 선취매, 600 방어

개인들이 거래소ㆍ코스닥시장 모두에서 순매수세를 보이며 지수의 추가하락을 방어했다. 거래소에서는 5일만에 순매수세로 전환했고 코스닥에서는 4일째 순매수행진을 벌이고 있다. 두 시장 동시 순매수는 8거래일 만이다. 이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21일 장 중 꾸준히 낙폭을 줄이면서 전일보다 각각 1.91포인트, 0.29포인트 떨어진 603.60포인트와 43.50포인트로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투자심리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올 국민연금ㆍ국민은행ㆍ증권유관기관의 증시투자자금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개인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개인들은 특히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위주로 매수, 기관장세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거래소는 기관이, 코스닥은 외국인이 매도해 지수를 약세로 이끌었다. 특히 거래소에서 7일 연속 매수행진을 벌였던 기관은 증권과 투신을 중심으로 1,088억원어치를 쏟아냈다. ◇선취매 성격의 개인 매수세 유입=개인들의 매수세는 기관 매수 기대감에 따른 선취매로 파악된다. 이는 이 달 들어 개인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을 살펴볼 때 그대로 나타난다.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서 개인들이 순매수하고 있는 상위종목들이 대부분 기관 선호주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거래소의 삼성전자ㆍSK텔레콤ㆍ삼성전기ㆍLG전자 등과 코스닥의 KTFㆍ국민카드ㆍ휴맥스ㆍ에이스디지텍 등은 우선 펀더멘털 측면에서 일단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로 안정성이 뛰어난데다 올해 1ㆍ4분기 실적이 지난해 4ㆍ4분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해 가격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기관 선호 종목들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국민은행ㆍ국민연금 등 기관들의 주식매수 자금이 본격적으로 증시에 들어올 경우 살 수 있는 종목은 한정될 수 밖에 없다”며 “기관들은 실적우량주 가운데 최근 주가 하락으로 낙폭이 큰 종목을 주로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큰 손 자금들도 `입질`=5일만에 개인들의 매수세가 거래소시장에 유입되자 일부에서는 강남ㆍ명동 등의 큰 손 자금이 드디어 주식에 입질을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강남에 위치한 투자자문사의 경우 10억~20억원 대의 여유자금을 가진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문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ㆍSK그룹 검찰조사 등 악재들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당장 큰 손들의 자금이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유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청담동에 위치한 J투자자문 사장은 “문의는 많지만 실제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며 “투자할 경우 얼마나 기다려야 하고 어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지를 먼저 물어본다”고 말했다. 문석봉 한세투자자문 이사도 “일반적으로 큰 손들은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직전증시에 자금을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현금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상당히 소극적”이라며 “바닥이 확인돼야만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시장주도세력으론 역부족=전문가들은 기관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입된 개인들의 매수세가 증시 불안감 해소와 맞물릴 경우 시장을 반등세를 이끌 촉매역할 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증시주변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유입되는 최근의 개인자금은 단기 차익을 노린 `스마트머니`로 기관장세가 펼쳐질 경우 주매도 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개인들의 매수세는 가격메리트가 발생한 우량주의 단기 차익을 노린 것으로 파악된다”며 “아직까지는 시장 상승의 주도세력이 되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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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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