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조한승의 피니시블로

제5보(67~80)



흑67로 탈출을 시도했다. 탈출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렇다고 다른 적절한 방책도 없으니 이렇게 나가보는 수밖에. 백68, 70은 선수로 응원군을 배치하는 수법이다. 그리고 백72. 다시 올가미를 씌웠다. "멋지다." 검토실 서봉수의 감탄. 그는 언제나 솔직하게 감탄하고 스스럼없이 깔깔 웃는 사람이다. "올 것이 왔네요. 최강의 공격입니다."(양재호9단) "어쩌면 이것으로 흑대마가 잡힌 것인지도 모릅니다."(김성룡9단) 사이버오로에는 이성재의 참고도1이 올려졌다. 움직여 보아도 포위망을 벗어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안에서 비비적거리며 안형 2개를 만들어야 사는데 그 안형 2개가 여간해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세돌이 걸려들었군. 혹시 살더라도 바둑은 이기지 못할 거야."(서봉수) 15분을 생각하고 이세돌은 흑73을 두었다. 검토실의 고수들 가운데 이 수를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수로 사나요?"(이성재) 검토실이 시끄러워졌다. 점심 시간이 임박한 12시 59분. 백이 만약 참고도2의 백1로 차단을 서두르면 흑2 이하 18로 탈출하여 백의 파탄이다. 이세돌의 흑73은 이 코스를 유인한 수였다. 그러나 냉정한 조한승은 그 유인에 넘어가는 대신 백74라는 피니시블로를 터뜨렸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흑75부터는 오후에 둔 수순. 쌍방의 손길이 빨라졌다. 점심시간에 수읽기를 마쳤다는 증거였다. "흑이 잡혔어요." 궁금해하는 필자에게 서봉수9단이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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