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하! 화학] <7> 플라스틱 시대

‘지폐가 찢어지지 않고 깨진다?’ 누구나 무슨 소리인가 의아해 할 것이다. 베트남의 50만동짜리 지폐는 찢어지지 않는다. 빳빳한 새 지폐를 강하게 치면 지폐가 깨져버린다. 플라스틱을 원료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폴리머 노트라고 불리는 플라스틱 지폐는 90년대부터 베트남,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방글라데시아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종이돈에 비해 4배나 수명이 긴데다 복사가 되지 않아 위조지폐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가까이도 플라스틱 화폐가 있다. 지갑을 열어 보이는 신용카드를 비롯한 각종카드의 재료가 바로 플라스틱이다. 돈까지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걸 보면 지금 우리는 석기ㆍ청동기ㆍ철기를 지나 플라스틱 시대에 살고 있다고 주장해도 아무도 반박을 하지 못할 것이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단단한 특징에 일상생활에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가정용품의 40% 정도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지고 있고 포장용 30%, 전기ㆍ전자제품, 건축재료, 자동차 등에도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언뜻 보면 쇳덩어리로만 보이는 자동차에도 플라스틱이 10%나 사용된다. 지금 이시간에도 과거에는 생각치도 못했던 제품이 플라스틱으로 대체되고 있다. 조물주가 미처 만들지 못한 것을 화학의 힘을 이용해 인간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신은 인간에게 석유라는 ‘검은 황금’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석유를 또 다른 황금인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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