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크라이슬러 등 영역확장 발빼기/기존사업에 승부『중국은 더이상 약속의 땅이 아니다. 이제 그 약속을 믿기보다는 당장 수익을 올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
요즘 중국에 진출한 미국등 외국 자동차업체들에게 닥친 현실이다. 거대한 중국시장의 잠재력을 믿고 뛰어들었던 이들 기업들은 기대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하자 신규사업및 기존사업확대보다는 기존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미 자동차업체인 크라이슬러사는 지난 80년대 설립한 합작사인 북경 지프사를 통해 진출하려던 미니밴 등 신규사업을 무기 연기하고 북경판매법인도 폐쇄했다.
중국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던 일부 일본기업들도 최근 투자마인드가 급냉했다. 지난 12월 야오한 백화점체인이 1천개 슈퍼마켓을 개장하려던 계획을 연기했으며 최대투자국중 하나인 싱가포르도 지난 94년 상해인근에 25억달러규모의 산업공단을 조성한 이후 추가투자를 자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외자기업들의 투자축소 움직임에 대해 거대한 손실을 감내하면서도 중국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던 「중국신드롬」의 허상이 걷히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미국의 북경상공회의소 책임자인 앤 스티븐슨 양은 이에 대해 『중국에 대한 비지니스전망이 2년전보다 나빠졌다. 투자자들은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단지 중국이라는 이유로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열악한 조건중 가장 심각한 것은 중국관리들의 부패. 전화, 도로, 법제 등의 여건은 개선되고 있는데 반해 관리들은 합작회사 설립과 관련, 갈수록 많은 반대급부를 요구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경영권 포기까지 주장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 또 외국투자기업에 대해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이밖에 중국법원제도의 공정성부족과 조세 등 관련 정책들의 갑작스런 변경등도 투자자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회사의 합작사업이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95년 상해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합작투자협정에 서명했던 제너럴 모터스사(GM)은 15억달러규모의 설비를 설치하기 위해 지난 6월 착공하기 전까지 1∼2년이상을 공식허가를 얻는데 허비했다. 독일의 다임러 벤츠사는 지난 5월 중국 파트너에 합작지분과 관련, 철수를 시사하기도 했다.<문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