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본제철이 국내 조선소에 공급하는 철강 후판 가격을 10%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조선업체들의 일본산 후판 비중이 업체별로 최대 45%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원가 상승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일본산 후판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포스코의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며 “후판이 선박 원가의 10%가량을 차지해 단순계산으로 매출의 1%에 달하는 원가부담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15일 조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신일본은 최근 현대중공업 측에 후판 고정거래 가격 10% 인상을 요청해왔다.
특히 신일철은 이번 요구에서 조선용 고장력강 등 고급 철강제품의 차등적인 가격인상폭을 통보해 국내 조선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철강사들의 후판공급 부족으로 일본산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업체별로는 삼성중공업이 전체 후판 중 일본산에 40~45%, 국내 포스코ㆍ동국제강에 45~50%, 중국산에 10~15%를 의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일본ㆍ중국 등 해외 철강업체와 국내 철강업체의 후판 공급 비중이 5대5에 달하며 대우조선해양 역시 일본산 후판 비중이 18.7%, 중국 등 기타 해외 후판 비중이 11.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선 전문가들은 “신일본제철과 현대중공업의 후판 가격 협상이 체결되면 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과도 같은 수준에서 고정거래 가격이 결정됐었다”며 “이럴 경우 시차를 두고 포스코의 후판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후판공급 주요 업체인 포스코는 지난 4월 후판 가격을 3.4% 인상한 후 국내 조선업체의 원가경쟁력 강화 등을 이유로 가격을 동결했다.
정동익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장은 후판 가격 인상이 조선업체들의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계속되는 원가 압박은 결국 국내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선박 외에 일반선박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