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부실 저축銀·가계 과감한 메스, 은행권 외화유동성 선제대응 '빛'

내달 취임 1년… 김석동 금융위원장 성과와 과제는<br>한국형 헤지펀드 도입 호응<br>우리금융 민영화 무산 쓴맛<br>내년 론스타 등 문제 험난 예고


'영원한 대책반장' 김석동(사진) 금융위원장이 다음달 3일이면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김 위원장 취임 이후 금융권은 바람 잘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올 한 해 금융권 뉴스는 'SD(김 위원장의 영문약자)'가 장식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 '대책반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첫 횡보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었다. 연초 부산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신호탄으로 지난 9월까지 16개 부실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 뱅크런(예금인출사태)과 잇단 영업정지로 '대책없는 대책반장' '양치기 소년'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려운 구조조정을 원만히 수행했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속전속결'식 구조조정으로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다른 금융권으로 전이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았다는 얘기다. 우리 경제의 고질병으로 인식돼온 가계부채 문제에도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댔다. 국토해양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부활시켰고 서민금융기반 강화 대책에 이어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내놓았다. 덕분에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어느 정도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글로벌 재정위기가 전해지자 은행권에 외화유동성 확보를 독려, 선제적으로 대처했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도 나름의 성과로 평가된다. 취임 초 공언한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은 정기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한 채 '폐기' 위기에 놓였지만 시행령 개정으로 헤지펀드 출범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정치권 등의 외풍에 밀려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실패. 금감위 국장 시절 우리금융의 산파 역할을 했던 김 위원장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각오로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했지만 정치권의 반발에 밀려 무산됐다. 개인적인 '아픔'도 겪었다. 자신의 오른팔인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 당시 김 위원장은 "내 몸의 절반이 떨어져나간 것 같다"며 괴로워했다는 후문이다. 내년에도 김 위원장의 앞길은 험난하다. 먼저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을 방어해야 한다. 김 위원장도 "과도할 정도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론스타 문제도 현재진행형이다. 내년 경기둔화로 부동산 경기가 더 곤두박질하면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속출하면서 일대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먹튀'를 도왔다는 비난을 받아온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문제에 대해서도 '솔로몬의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김 위원장이 들고나온 내년 정책과세는 '창업ㆍ중소기업 금융환경 개선'이다. 실물경제 침체에 대비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얼마나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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