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비주류」등의 수식어를 달고다니는 젊은 예술인들이 17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과 한국정원 야외무대에서 벌이는 「독립예술제99」의 연극·미술·영상·거리예술·무대예술의 잔치 이름이다.「독립예술제99」는 「땅밑(언더그라운드)」에서 소수 마니아들만 상대하던 비주류 예술인들이 지난해 처음으로 「땅위」(서울 대학로 일대)로 올라와 대중과의 폭넓은 만남을 열어 「언더그라운드 문화반란」으로까지 얘기됐던 문화축제의 그 두번째 무대다.
비주류 예술인들이 직접 모여 이같은 대형축제를 개최하고 성공시키는 경우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의 「프린지(FRINGE)페스티벌」,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의 「오프(OFF)페스티벌」등이 비주류 예술인들에게 본 행사장 주변에서 자신들의 세계를 펼쳐보일 기회를 제공하고 있을따름이다.
독립예술제 사무국은 지난해 첫 무대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 무대를 「한국적 프린지의 실험」을 모토로 내걸었다.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연원한 프린지는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열린 축제공동체다.
「독립예술제99」는 문화의 다양성과 창조적 가능성을 가로막는 기존의 폐쇄적인 관행을 넘어 「아마추어에서 작가까지」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무대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립예술제는 그동안 소외되어왔던 비주류 문화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실험정신이 분출하는 대안문화축제를 지향한다.
17일 문화사랑방 대회의실에서 「대안의 길찾기」주제의 학술포럼에 이어 18일 오후2시 만남의광장에서 거리축제로 「독립예술제99」의 개막식이 열린다. 비디오아트, 벽보, 설치미술, 조각, 행위예술, 포크, 아카펠라, 록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들이 보여진다.
「이구동성」은 연극, 무용, 마임,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예술 작품이 「몸」이라는 유일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그 속에 내재한 다양한 창작의식을 마음껏 분출하는 행사. 무용그룹 가관, 퍼포먼스의 김백기등 총 23개 팀이 자유소극장과 야외놀이마당에서 공연을 펼친다.
「고성방가」는 록, 테크노, 힙합, 클래식,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는 음악축제. 특히 공연기간중 맞게되는 추석에는 타악과 테크노가 함께 하는 「한가위-달맞이 레이브파티」로 가을밤을 수놓는다. 원더버드, 노이즈가든, 박성연 등 30여개 팀이 야외극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내부공사」의 「호부호형·호형호제」전은 기성미술계의 권위와 매너리즘에 거부하는 도발적 이미지를 내세우는 기획전「호부호형」전과, 자유참가를 통해 자유로운 이미지의 실험을 선보일 「호형호제」전으로 구성된다. 「호부호형」전은 강홍구, 홍지연 등 30여 작가들이 참가하여 지상전 형태로 제6전시실에서 진행되며, 「호형호제」전은 예술의전당 실내·외 야외공간 곳곳에서 회화, 설치미술, 판화, 사진, 만화, 비디오아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다양한 독립영화 축제공간인 「암중모색」은「판타스틱·재기발랄전」(초청상영전)과 「암중모색 라이벌전」(공모전)으로 구성된다. 「ME…STEAK」등 65편이 문화사랑방 대회의실에서 상영된다.
「중구난방」은 열린공간과 자유로운 놀이정신을 추구하는 놀이마당이다. 거리극, 합창, 아카펠라, 주차장영화제 같은 다양한 공연이 제1주차장등 예술의전당 곳곳에서 열린다. 마네트, 태구+M' 등 12개 팀이 참여한다.
박연우기자Y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