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너무 깊다, 그러나 필연이다

제8보(83~100)

꽃미남이라는 별명과 함께 2퍼센트 부족이라는 별명이 조한승에게 붙어다녔던 이유는 그가 프로 근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프로 근성이란 것은 아무리 얻어터져도 눈을 감지 않는 처절한 승부혼, 길이 혼미하고 난삽해도 숨어 있는 비밀의 통로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찾아내는 절정의 승부 후각, 내 대마의 목에 칼이 들어와도 더 큰 적군 대마의 심장에 먼저 칼을 들이밀 수 있는 승부 배짱, 이런 것들을 통틀어 말함이다. 선량하고 정직하며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인 조한승에게는 그것이 부족했다. 어느덧 입단 12년. 이제는 조한승도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 중의 프로가 되었다.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까지 버리지는 못했지만, 또 핸섬한 외모도 그대로지만 승부혼과 승부 후각과 승부 배짱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최근에는 2퍼센트라는 별명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이세돌의 흑83은 절대수라고 볼 수 있다. 참고도1의 흑1로 받는 것은 미련한 감각. 백4까지 되고 보면 우변의 막강한 세력이 거의 빛을 잃어버린 형국이 될 것이다. 흑93은 노골적인 우변키우기. 여기서 어떤 식으로 우변 흑진을 삭감하느냐가 문제인데. 조한승이 선택한 수는 백94였다. 흑은 95로 지키는 도리밖에 없는데 그때 98로 밭전자의 중심을 째고들어간다는 각본. "백이 너무 깊이 들어간 것 같아요. 잡힐 확률이 6할은 되어 보입니다"(김성룡) "하지만 필연입니다. 더 얕게 삭감해서는 승부가 되지 않고 그렇다고 어깨를 짚는 것은 더 위험해 보이고"(목진석) 참고도2의 백1로 어깨를 짚는 것은 흑2,4로 공격당해 너무도 위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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