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 "SNS 성장동력화 하려면 규제 개선해야"


"미국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정답은 아닙니다. 이용자는 더 편리한 서비스가 나오면 곧바로 갈아타게 마련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과감하게 바꿔야 합니다." 정태명(54ㆍ사진)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지난 8일 'SNS의 명암'을 주제로 한 도산아카데미 유비쿼터스 사회지도자포럼 초청강연에서 "급성장하는 SNS를 미래 산업의 원동력으로 키우려면 규제와 인재 평가방법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보보호작업반(WPISP) 부의장으로 재선출된 정 교수는 "페이스북ㆍ트위터 등 해외 SNS는 회원 가입이 1단계로 끝나지만 싸이월드 등 국내 SNS는 실명제 등 각종 규제로 역차별을 받아 사업 활성화가 어려운데다 소비자 입맛에 맞춰 지속적으로 진화하지 못해 경쟁에서 밀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 2000년대 초에 누렸던 정보기술(IT) 강국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한 것은 인프라 중심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서비스로 전환하는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SNS 관련 사업의 가능성은 아직 넓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 축구는 패스가 원활하지 못하고 골 결정력이 부족한데 사회 각 분야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융합과 협업의 시대인데도 공무원 평가항목에는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이뤄낸 성과를 측정하는 항목이 없는 등 평가방법은 아직도 구식"이라고 꼬집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들을 융합해 신속하게 사업화하려면 실수를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않는 문화와 구식 인력 평가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정보의 폭발적 증가, 사생활 침해, ID 도용, 사이버 폭력, 스팸, 악성코드 전염ㆍ감염에 의한 2차 피해 등 SNS의 어두운 단면도 끄집어냈다. "인터넷은 단계별로 차단이 가능하지만 SNS는 개인 대 개인 간으로 연결돼 통제ㆍ규제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특히 음란물에 숨겨진 악성코드에 감염되면 스팸 증가, 좀비PC로 돌변해 PC의 데이터가 유출되는 등 PC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노출됩니다." 정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를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화재가 무서워 화기를 안 쓸 수 없듯이 SNS의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문제의 심각성을 덮고도 남을 만큼 크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할 수 있고 성장 잠재력도 크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SNS 이용자는 지난 2007년 3억7,000만명에서 9억4,000만명으로, 소셜게임의 시장규모는 2008년 7,600만달러(약 860억원)에서 10억2,500만달러(1조1,600억원)로 커졌다. SNS 사업 분야도 광고ㆍ마케팅ㆍ영업ㆍ범죄수사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SNS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가는 이집트ㆍ사우디아라비아ㆍ중국ㆍ말레이시아ㆍ태국 등이며 한국은 1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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