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용품점·실내연습장 폐업 속출

골푸 증가불구 공급과잉에 매출 마이너스<br>비수기·경기침체등 겹쳐 업종변경 잇달아

골프 용품 숍과 실내 연습장이 문을 닫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영업 부진으로 폐업을 하거나 업종을 변경한 소규모 용품 숍과 실내 연습장이 비수기인 여름을 기점으로 급증하고 있다. 골프 저변 확대의 상징이자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이들 업종이 골프인구 증가 추세 속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모(38)씨는 서울 중구에서 4년째 운영해온 소규모 숍을 이 달 초 정리하고 대신 그 자리에 이동통신 대리점을 열었다. 이유는 극심한 판매 부진 탓에 1년 가까이 점포 월세 내기가 버거워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모임을 갖는 비슷한 규모의 숍 사장들 가운데 몇몇이 사업을 접었고 나머지도 전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정확히 숫자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부터 쓰러지는 업체가 눈에 띄기 시작해 올 들어 비수기인 여름을 맞으면서 영세한 업체와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문 닫은 곳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내 연습장의 수도 1~2년 새 20% 가까이 감소하는 등 사정이 비슷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2년 전 작성한 업체 리스트로 최근 우편 홍보를 실시한 결과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된 물량이 전체 1,200여 통 중 300통에 달했다고 전했다. 또 골프 관련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실내 연습장 매물이 일주일에 한두 건씩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분석은 두 가지. 불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과 공급 과잉으로 인한 자연 도태의 시작이라는 견해다. 설득력을 얻는 것은 후자 쪽이다. 80~90년대 폭발적인 골프 열기와 함께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업체들이 최근 골프장 부족과 경기 침체로 신규 입문자 증가세가 한풀 꺾이면서 수요 부족 사태를 맞은 것. 여기에 용품 시장의 경우 가격 경쟁 속에 온 라인ㆍ홈쇼핑 판매 급증으로 적정 가격 선까지 무너졌고, 실내 연습장도 회비 경쟁 속에 대형화ㆍ자동화ㆍ고급화하는 실외 연습장에 밀려 설 땅이 좁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현도 대한골프상협회 총무는 “어음 결제에 의존하는 소규모 업체의 경우 생존경쟁에서 대책이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요즘 거론되는 골프장 건설 활성화로 신규 골프인구가 크게 늘어나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내 연습장 생존 전략 포럼’을 준비 중인 골프티칭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설문 결과 공급 과잉 등의 이유로 운영 상태가 좋지 않다고 응답한 실내 연습장이 80% 이상이나 됐다”고 밝히고 “경영 방법 혁신과 프랜차이즈 화 등 경쟁력 제고가 절실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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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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