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스위스 UBS­SBC 합병/“몸집 키워야 산다” 인식 일치

◎M&A 소용돌이속 살아남기 방편/30% 비용절감 1만명 인력감축효과/유럽금융시장서 재도약 발판 마련8일 발표된 스위스 양대은행인 스위스 유니온뱅크(UBS)와 스위스뱅크사(SBC)의 합병은 최근 가속화돼고 있는 유럽 금융업계의 인수합병(M&A) 바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최근 독일의 바이에리쉬 베레인스방크가 바이에리쉬 히포체켄&웨첼방크와 합병에 합의, 독일내 2위 은행으로 올라섰다. 또 Axa와 UAP의 합병으로 유럽최대보험사가 탄생한 것에 위협을 느낀 독일의 대형 보험사인 알리안즈가 프랑스의 제네랄리 보험사 인수를 통해 1위 자리를 탈환하려하고 있다. 99년 유로통화 출범으로 거대 단일 금융시장이 탄생할 것에 대비, 유럽 금융업계에서는 일단 몸집을 부풀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런던의 한 투자분석가는 이번 합병을 두고 『순전히 몹집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합병하지 않을 경우, 급속하게 진행돼는 M&A 소용돌이에서 도태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사는 이번 합병(금액:2백50억달러)으로 5천9백5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유럽에선 독일의 도이치방크를 제치고 최대, 세계적으론 도쿄­미쓰비시은행에 이어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양사의 합병을 부추긴 또다른 요인은 엄청난 비용절감 효과. 합병으로 40%의 지점을 폐쇄, 시장 포화상태로 수익률이 떨어지던 스위스내 시장에서 30%의 비용절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복되는 소매금융을 처분하면서 1만명이상의 인력감축 효과도 기대된다. 이에 따라 생기는 여력을 상대적으로 취약하던 자산운용부문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양사는 사실 지난해 스위스의 부동산가격이 급락, 관련대출에 손실을 보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UBS는 자산운용에서 2억달러의 손실을 본데다 2차대전 당시 나치금괴에 관여했다는 비판까지 쏟아지면서 합병으로 위기를 타개하라는 압력에 직면해왔다. 특히 경쟁업체인 크레디 스위스그룹이 지난 여름 스위스 보험사인 빈터투르를 인수하면서 UBS의 합병 파트너 찾기는 본격화돼기 시작했다. SBC도 사정은 마찬가지. 부동산 가격하락에다 기업금융도 지지부진하면서 SBC는 부실대출 비율이 수년간 위험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자인하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3백30개 지점중 4분의 1을 폐쇄하고 1만3천명의 전체 종업원중 1천7백명을 감축하는 자구노력 계획을 발표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여기다 양사는 24개 지방은행과 벌이고 있는 힘겨운 경쟁이, 새로운 법률에 따라 스위스 우편기금이 은행업무를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더욱 격화되는 어려운 여건을 맞게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중복 사업부문을 폐지함으로써 조직을 효율화하고 몸집도 키울 수 있게 되면서 유럽금융시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경쟁력강화를 위한 유럽 금융업계의 M&A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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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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