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출자·출연기관들, 재정 운용, 인사 등에 ‘구멍 ’

늘어나는 복지 수요 및 지출 확대 등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에 빨간 불이 켜진 가운데 지자체 출자ㆍ출연 기관들의 예산 낭비, 잘못된 인사 관행과 같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5~7월 지자체 출자ㆍ출연 기관 540개와 주무 부처인 행정자치부(옛 안전행정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기도 출자기관인 킨텍스는 2013년 말 기준 누적결손금이 3,330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 상태 악화에도 지난해 임금을 노사 협약상 인상률(1.7%)을 초과해 16.8% 인상했다. 제주도 출자기관인 제주컨벤션센터는 지난 10년(2004~2013년) 동안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주무부처(옛 안전행정부)의 승인 없이 2009년부터 2014년 5월까지 17차례에 걸쳐 466억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해 제주도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킨텍스, 제주컨벤션센터 등 설립 당시 지자체 지분이 50% 미만이었다가 추가 출자 등을 거쳐 50% 이상이 된 출자기관의 경우 지자체장의 승인 없이 공사채를 발행하거나 경영평가도 제대로 받지 않고 있다”며 행자부에 개선방안 마련을 통보했다.

신안군 등 일부 지자체는 출자법인에 대해 타당성 검토 없이 지분을 추가 출자해 재정에 부담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추가 출자가 이뤄진 11개 법인 중 8개는 자본잠식 상태로 출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태다. 그럼에도 행자부(옛 안전행정부)는 지난해 ‘지방출자출연법’을 제정할 때 추가 출자 관련 타당성 검토 규정을 폐지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인사상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충청북도 출자 기관인 충북문화재단의 A사무차장은 충청북도 소속 공무원의 청탁을 받고 해당 공무원 자녀를 단기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2~3급 팀장 직위로 채용된 사람을 인사위원회 심의ㆍ의결 없이 4급으로 임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