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인터넷의 더 나은 미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은 사용자 수와 온라인 활동ㆍ전자상거래 등 인터넷의 여러 측면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우선 세계인터넷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아태 지역 인터넷 이용자는 12억명을 넘어섰다. 전세계 이용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다. 온라인매출 성장세도 뚜렷하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3,888억달러로 예상된다. 이 추세라면 내년에는 아태 지역 매출규모가 북미 지역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는 세계경제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은 한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인터넷이 기여하는 비중이 10%라고 추정했다. 일본ㆍ인도ㆍ호주 등도 5%에 육박한다고 분석했다.

물론 빠른 성장의 이면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아시아 전체의 온라인 거래 중 약 5%가 '사기'였다. 그 중 50%는 온라인데이트와 참여형 온라인 게임관련 소매 웹사이트 등에서 이뤄졌다.

기밀누설 등 사이버상 문제도 국제화

인터넷 중독도 심각한 문제다. 한국 정부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 어린이(5~9세) 16만명이 인터넷에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도 만연해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 중국 응답자의 70%, 싱가폴 58%, 인도 53%가 각종 사이버폭력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점들을 반영해 전세계 정부는 인터넷을 주목한다. 과거에는 관심의 영역이 정보와 기술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표현의 자유ㆍ사생활을 넘어 안보와 사법권 등으로 확대됐다. 인터넷 스파이, 내부 고발자 등이 인터넷을 통해 국가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된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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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는 국경이 없다. 때문에 정부 간 협력이 필수다. 유엔이 주도한 아태 지역 인터넷 거버넌스 포럼(APrIGF)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터넷 거버넌스와 관련된 여러 이슈에 대해 열린 토론을 통해 건강한 인터넷, 편리한 인터넷, 안전한 인터넷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이다. 2010년에는 홍콩, 2011년 싱가포르, 2012년 도쿄에 이어 올해는 한국 송도에서 4일부터 시작된다.

열린 자세로 국가간 협의 확대해야

아태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의 협력정신은 전세계적으로 환영 받는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살아남고 더 커지기 위해선 개방성과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독단적으로 끌고 나가거나 한두 개 기업이 인터넷을 지배한다면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열린 자세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 시민사회와 학계, 정부와 기업 등 인터넷과 관련된 많은 곳들이 함께 참여해 토론하고 협의해야 미래를 위해 더 안전하고 편리하고 평등하고 바람직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청소년이 중요하다. 인터넷의 미래는 청소년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각국의 사용자들이 모이는 포럼과 청소년들을 위한 캠프는 더 나은 인터넷을 위해 중요하다. 인터넷을 통해 만나는 세계인들이 하나될 수 있는 방향성과 실천방안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필수적이다.

인터넷은 더 이상 우리들의 침묵을 바라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인터넷이 나아갈 방향과 지배구조에 관심을 갖고 함께 얘기해야 더 나은 인터넷 세계가 열린다.

그래서 이번 포럼에도 청소년 캠프가 열린다. 참가한 청소년들이 서로 다른 입장에 서서 그 역할을 해봄으로써 시민사회, 민간부문,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인터넷을 이해하는 것이다. 청소년 캠프는 새로운 디지털 세대에게 글로벌 무대에 참여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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