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작가들 세계 미술 심장부 진출 활발

유럽ㆍ미주 등 세계미술계 핵심 공략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 알바시의 초대로 한국 조각가 박은선의 야외조각전이 8일 개막한다. 동서양이 혼재된 작품이 유럽의 정취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의 일상적이지만 낯선 풍경을 포착한 정연두의 신작 '식스 포인트(Six Points)'

영국 리버풀에서 열리고 있는 리버풀 비엔날레에서 미술관계자들이 한국작가 박준범의 영상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 작가들의 해외 전시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과 유럽 주요 도시 등 핵심 지역을 공략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조각가 박은선은 오는 8일부터 11월14일까지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 알바에서 초대 야외조각전을 연다. 세계적인 조각가들이 거쳐간 곳으로 미술계 관계자들은 물론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곳이다. 그는 이탈리아 서부 해안도시이자 ‘조각의 도시’로 유명한 피에트라산타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 유일한 한국작가다. 피에트라산타는 르네상스 시대 미켈란젤로를 비롯해 호안 미로ㆍ헨리 무어ㆍ마리노 마리니 등 거장들이 활동했고 지금도 데미안 허스트ㆍ페르난도 보테로 등이 조각 작업장을 두고 있다. 영국 리버풀에서 지난달 개막한 세계적인 예술축제인 ‘리버풀 비엔날레’에서는 한국이 주축이 된 아시아 미디어아트 전시가 주목받고 있다. 독일 브레멘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는 천경우는 오토바이로 도시를 이동하는 중국 가족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선보였다. 벌거벗고 잔디밭을 구르는 남자 등을 보여준 김기라는 특유의 냉소적 시선으로 현대사회를 비꼬았다. 파리에서 활약중인 설치미술가 구정아,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는 오경민을 비롯해 뮌ㆍ신기운ㆍ박준범ㆍ정유미ㆍ김영은 등이 참여해 11월28일까지 작품을 선보인다. 20세기 미술의 혁신을 가져온 백남준의 회고전은 독일 뒤셀도르프 무제움 쿤스트 팔라스트에서 11월21일까지 열린 다음 12월에는 영국 테이트모던 리버풀 분관으로 옮겨간다. 세계 최고 수준의 근현대미술관으로 꼽히는 테이트갤러리의 4개 미술관 중 테이트 리버풀에서 전시한다. 12월17일에 개막해 내년 3월13일까지 계속된다. 아시아 작가로는 처음 열리는 회고전이다. 베를린의 유력 화랑인 레만갤러리에서는 영상ㆍ사진작가 정연두의 개인전이 개막해 오는 23일까지 계속된다. 작가는 세계 각 도시를 오가며 촬영한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의 신작 시리즈를 선보인다. 재불화가 이영배는 내년 프랑스 생테티엔느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예정돼 있다. 미국에서 더 유명한 비디오 아티스트 이재이는 뉴욕 유력화랑과 전속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서도호ㆍ이불 등 국제적으로 활약중인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현지 전속화랑의 지원을 받고 있다. 뉴욕 뉴뮤지엄미술관에서는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였던 양혜규의 작품이 오는 20일부터 전시된다. 또 지난 5월 일본 나오시마에 ‘이우환 미술관’이 건립된 작가 이우환은 내년 2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릴 계획이다. 이처럼 해외 전시가 활발한 것은 국내 미술시장의 한계로 인해 작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승부를 보려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국의 경제 성장이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까지 덩달아 높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술평론가 정준모 씨는 “해외전시 대부분이 작가 개인의 역량이나 화랑의 인맥으로 이뤄지는데, 영국 문화원이 자국 미술의 세계화를 이끈 선례처럼 우리도 관국가기관이 나서 문화전략적 국가위상을 세울 수 있도록 전략적ㆍ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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