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도체 눈부신 실적… '위기속 약진' 일등공신

삼성전자 국내 첫 '100조-10조 클럽' 가입<br>D램·낸드플래시 값 상승행진… 1조 5,000억이상 영업익 거둬<br>1년간 과감한 조직혁신 노력… 공격적 투자전략 수립도 주효


삼성전자가 지난해 4ㆍ4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의 귀환'으로까지 불리는 이 분야 약진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분야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대규모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선전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연간 실적 '100조(매출)-10조(영업이익)' 클럽을 달성했다. 이는 세계적인 기업들만 올리는 실적으로 지난해 진행된 경영혁신과 과감한 사업전략 등에 힘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의 귀환, 하반기 실적 견인=분석에 따라 규모는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가 1조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에서 1조6,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비수기 효과가 전혀 없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4ㆍ4분기 D램 가격은 11%, 낸드플래시 가격은 4%가량 올랐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도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견조한 실적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LCDㆍ휴대폰ㆍTV 등 다른 주력사업은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LCD 분야는 가격이 다소 하락하면서 4ㆍ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1조100억원에서 5,000억~5,80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휴대폰은 1조300억원에서 7,000억~7,800억원으로, TV는9,400억원에서 6,000억~8,800억원가량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통적 비수기에 올린 실적으로는 상당한 수준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노 연구원은 "전통적 비수기인 4ㆍ4분기에, 그것도 마케팅 비용 증가와 직원 보너스(PS) 비용 추가 등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좋은 성과를 낸 것"이라며 "시장 컨센서스인 3조5,000억원을 훨씬 상회했다"고 했다. ◇경영혁신, 공격적 전략 수립 주효=삼성전자는 지난해 어느 때보다도 조직효율화에 신경을 썼다. 이건희 회장이 물러나고 경영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글로벌 불황까지 겹쳐 과감한 조직 혁신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회사를 DS(부품)와 DMC(세트)로 나눈 뒤 체질개선과 위기극복에 총력을 다해왔다. 업황이 크게 나빠진 반도체와 LCD 등 부품사업은 지나친 투자 대신 라인을 과감하게 정비해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잡았다. 특히 상반기에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적지않은 규모의 비용을 감축하고 경영 스피드를 높였다. TV 등 세트에서는 과감한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경쟁사들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LED TV를 3월 전격 출시, 전세계에서 대히트를 거두면서 올해를 LED TV의 해로 만들었다. 결과 TV사업부는 지난해 2ㆍ4분기와 3ㆍ4분기 연속으로 1조원 안팎의 이례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100조-10조 클럽' 달성의 주역이 됐다. 휴대폰에서도 OLED를 활용한 풀터치폰 등 '보는 휴대폰'을 내세운 과감한 시도가 대기록 달성에 기여했다. 이 같은 연간 기록은 세계적으로도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0조-10조' 기록은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과 세계적 가전사 제네럴일렉트로닉스(GE) 등 극히 소수의 기업만 달성한 수치"라며 "특히 여러 변수와 어려운 환경에서 이룬 성과여서 더욱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올 전망도 '맑음'

메모리가격 여전히 강세… LCD값도 상승추세 전환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견조한 실적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여전히 강세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LCD 가격 또한 상승 추세로 바뀌고 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반도체ㆍLCD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PC 수요 등이 증가하면서 1ㆍ4분기 실적은 전 분기보다 더 좋을 가능성이 높다"며 "1ㆍ4분기 마케팅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어서 3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남아공 월드컵 등 세트 부문의 특수도 예상된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욱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지성 사장은 "올해는 지난해와 상전벽해라고 할 정도로 좋다"고까지 표현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기록달성 행진에 관심이 쏠린다. 최대 실적기록은 물론 아직 달성하지 못한 4대 주력사업 분야 동시 1조원 이익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다만 반도체ㆍLCD의 공급 초과와 3D TV 및 스마트폰 시장에서 벌어지기 시작한 치열한 경쟁구도 등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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