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ㆍ차관급 공직자와 청와대 핵심 참모진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총선 징발론이 최근들어 급격히 잦아들고 있다.
특히 `왕특보`로 불리며 외부인사 영입작업을 진두 지휘해온 이강철 영입추진단장이 29일 고향인 대구 동구 출마를 위해 낙향한 것을 계기로 `올인 전략`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돌고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노무현 대통령이 그간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충남 논산 출마를 권유받아온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과 독대, 각료 차출에 부정적인 의중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김 장관은 30일 “하도 올인 올인해서 그것이 대통령의 뜻인 줄 알았다”면서 “그런데 어제 독대를 해보니까 대통령은 `장관직을 충실히 수행해달라`며 출마를 만류했다고 전했다. 김 장관에 이어 한명숙 환경부 장관과 `징발 0순위`로 꼽혀온 강금실 법무부 장관도 총선 불출마 및 장관직 유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 장관은 29일 자신의 최측근인 한 간부를 검사장급 보직으로 승진시키는 등 강력한 인사권을 행사함으로써 `검찰개혁` 의지를 과시하며 총선 출마설을 불식시켰다. 이에 따라 총선 출마 각료는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권기홍 노동부 장관,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조영동 국정홍보처장 등 `소폭`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청와대에 대한 당의 흡인력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출마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해온 문재인 민정, 정찬용 인사수석에 이어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이 “확실하게 온다”(이강철)는 당의 주장과 달리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내 이러한 기류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30%를 돌파한 우리당 지지도의 가파른 상승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기엔 우리당과 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상관관계를 이루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노 대통령의 입당을 서두를 필요가 없고 총선 후로 연기해도 좋다는 여론이 당내에 조성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