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의 채권과 화폐가치가 2주 연속 떨어지고 주식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이머징 마켓의 ‘트리플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 달러화는 지난 주에 이어 2주 연속 강세를 보이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되고 GM 쇼크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확대되면서 이머징마켓 자산에 대한 회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트리플 약세에 펀드자금도 이탈 움직임= 22일 JP모건체이스의 EMBI 플러스 인덱스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채권에 대한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 21일 0.06% 포인트 상승해 3.69%로 높아졌다. 실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브라질 국채 2040년 상환물 가격은 1.4센트 하락해 넉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멕시코 국채(2019년 상환물)도 2.3센트 떨어져 지난 12월2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동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마켓의 증시도 최근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0.7% 떨어져 6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이다. 특히 파키스탄 주식시장의 경우 4.2%나 떨어졌고 러시아, 아르헨티나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달러화에 대한 화폐가치도 하락폭을 더욱 확대해 슬로바키아와 체코의 코루나ㆍ터키의 리나ㆍ루마니아의 리우화 등은 달러화 대비 가치가 1.6%가 넘게 떨어졌다. 투자가치가 떨어지면서 관련펀드로부터의 자금 이탈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동유럽과 중동ㆍ아프리카 주식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에서는 지난 주 440만달러가 빠져나가 석달 만에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했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투자 유턴= 펀드매니저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머징마켓 자산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을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기피’ 현상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GM쇼크ㆍ유가 급등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더욱 가속화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이머징마켓에서의 이탈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홍콩은행 등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달러화 보유비중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4캐스트의 페드로 튜스타 남미지역 선임경제분석가는 “브라질과 남미는 미국 금리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FOMC가)금리인상의 속도와 톤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의지를 꺾고 있다”고 말했다. 8억5,000만달러 규모의 이머징마켓 채권을 운용하고 있는 부티코퍼 줄리어스베어의 진 도미니크 펀드매니저는 “(이머징마켓자산에 대한)투자선호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며 “부정적인 투자심리가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